아라파파, 동문시장, 장춘식당, 제주공항 면세점
제주비 첫날 조식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 이튿날 조식도 먹기로 했다.
당연히 어제와 같은 메뉴겠지 생각했었는데 어머나 이럴 수가...
전복죽??? 무려 전복죽이라고??
새 상을 받아 들고 또 한 번 감동의 도가니다.
제주도 떠나는 마지막 날이라 조금은 아쉽고도 섭섭한 마음에 아침이 살짝 울적했는데
조식을 받아 들고 또 한 번 기쁨의 세리머니
재미있고 귀여운 나무식기들.
구입해보고 싶어서 이리저리 뒤져봤지만 아무래도 목공으로 직접 제작하신 것 같다.
이렇게 따뜻하고 융숭한 대접을 받고 꽉 채워진 마음으로 방명록에 글도 남기고 떠났다
마지막 차에 탔을 때 배웅해 주시던 두 내외분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언젠가 꽃피었을 때 또 한 번 꼭 와야지 싶다.
제주비, Bye ~
다시 제주시로 넘어왔다. 짝꿍이 제주도에서 오면서 아라파파 밀크티잼을 꼭 사 오라고 당부해서 한 번 들러봤다. 나름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는데 어쩐지 나는 지금껏 수없이 많이 제주여행을 다녔는데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었던 곳이다. 바로 설 연휴라서 선물로 이것저것 살 생각에 이곳부터 들렀다.
오후가 되면 인기가 많은 밀크티잼과 밀크티는 동이 난다고 하니 미리 가시는 걸 추천한다.
다소 가격대가 있어서 나는 밀크티 잼 하나를 샀고, 조민은 밀크티와 한라봉, 당근잼을 샀다.
한라봉잼도 그렇게 맛있단다. 밀크티잼은 나는 처음엔 별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많이 달지 않아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유통기한은 최장 2개월이니 개봉 후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나는 제주 동문시장도 처음이다. 조민은 몇 번이나 와서 길을 꿰고 있는 듯하다.
여기를 온 목적은 오늘의 점심식사와 시장 구경, 그리고 오메기떡과 과즐 구입을 해야 해서 마지막 날 플렉스 해보기로 한다. 서귀포 올레시장이 큰 줄 알았는데 동문시장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엄청 커서 시장 입구에 번호가 붙어 있을 정도다. 다만 우리가 갔을 때 공영주차장이 공사 중이라 노상 공영주차장에 대야 했는데 주차가 살짝 헬이었다. 운 좋게도 바로 빈자리를 찾아서 주차했다.
이렇게 야시장도 한참 열려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먹거리와 인파로 쓸려 다녔다. 설 대목이라 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간 곳은 조민이 자주 다닌다는 진아떡집
현수막을 보니 이효리 씨도 왔다 갔다고 한다. 총 4팩이 들어있는 중간 사이즈로 구입하고 조민은 8팩 들어있는 큰 박스를 샀다. 설에 가족들과 함께 나눠먹었는데 달지 않고 고급스럽고 찰져서 맛있다며 엄마가 매우 흡족해하셨다.
살까 말까 고민할 때는 사는 게 정답
사실 처음 우리가 제주 여행 갈 때 다른 건 준비 안 했지만 이것은 꼭 먹고 오자고 다짐한 메뉴가 흑돼지, 해물라면, 회, 전복, 생선구이나 조림이었다.
다른 것은 다 먹었는데 우리가 생선조림 집으로 염두에 뒀던 곳이 성산 쪽이라 동선이 애매했고, 가려고 마음먹은 날은 휴무일이었다 ㅠ
아쉬움을 어떻게 달래 볼까 하다가 마지막 점심 동문시장에서 생선조림을 먹어보기로 하고 서치에 돌입.
꽤 평이 좋은 장춘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마침 오메기 떡을 구입한 진아떡집에서 1분 거리였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뭐지?? 싶었는데 곧이어 사람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이번뿐만 아니라 언제나 조민과 나의 여행은 조금 그런 경향이 있었다.
우리가 매장이고 미술관이고 박물관이고 유명 명소고 간에 어딜 들어갈 땐 사람이 없다가 이제 나가야지 할 때쯤에 사람들이 가득 차거나 우르르 들어온다. 매번 반박자씩 빠른 패턴인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묘한 희열을 느낀다.
그토록 먹고 싶었던 갈치조림 2인분
꽤 양이 많았다. 갈치가 엄청 두툼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도 훌륭.
밥이랑 싹싹 긁어먹었다. 겨울 제주 무의 달큼함이 가득한 무조림이 일품이다.
서둘러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들어가 발권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서 공항전망대도 한번 가보기로 한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먼 곳까지 보이진 않았지만 제주 공항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싶었다.
그 많은 여행객들이 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오는 날 공항은 발 디딜 틈 없이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곧이어 바로 설 연휴라 귀성객들도 많았던 것 같다.
면세점에서 폭풍 명절 할인이 들어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해외여행을 가면 면세점은 무조건인데 그간 발길이 끊겨 가지 못했던 한을 여기에서 풀었다. 화장품과 향수 등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조민과 헤어졌다. 조민은 청주공항으로 나는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함께 여행할 수 있을까?
마지막 헤어지기 전의 화두였다.
'둘 중 하나가 안 아플 때까지는 다닐 수 있지 않을까?'
건강하자. 건강해야 놀 수도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