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을 한 방향으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처음에서 끝으로.
어떤 사건도, 관계도, 감정도
하나의 선형적인 흐름 안에 두어야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야만
왜 아팠는지,
왜 멀어졌는지,
왜 끝났는지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문장은
거꾸로 읽을 때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
서두름은 지금을 사라지게 하고,
걱정은 평화를 해치고,
의심은 믿음을 훼손하고,
자아는 사랑을 무디게 한다.
이 문장을 거꾸로 읽으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지금 여기에 머물면 서두름은 줄어들고,
평화가 깃들면 걱정은 힘을 잃고,
믿음이 있으면 의심은 작아지고,
사랑이 있으면 자아는 조용해진다.
같은 단어인데
방향만 바꾸면
이렇게도 다르다.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겪은 어떤 장면들은
앞에서부터 읽으면 상처만 남는다.
하지만
뒤에서부터 다시 살펴보면
그 안에 숨어 있던 의미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때로 관계의 끝이
곧 관계의 전부는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이야기만 옳다고 여긴다.
나는 버림받았다고,
나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나는 실패했다고.
하지만 그 결론도
어쩌면 단순히
읽는 순서에 따라 달라진다.
아마도 중요한 건
하나의 해석에 머무르지 않는 일일 것이다.
한 번쯤
거꾸로 읽어보는 것.
그 안에 숨어 있는
조금 덜 서두른,
조금 더 평화로운,
조금은 더 이해하는 시선을 발견하는 것.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너그러운 존재로 변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