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문을 지키는 법

by 야옹이


이별 후에도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다.
그 말은 대개 짧다.
“잘 지내?”
혹은
“갑자기 네 생각이 났어.”

겉으로는 가벼운 인사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다른 목적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사랑이 아니라, 관계의 줄을 완전히 놓지 않으려는 시도.
관심이 아니라, 여전히 내 손이 닿는 거리에 두고 싶은 마음.

“넌 여전히 내 거야”라는 말은 애정이 아니라 소유욕이고,
“사라지진 마”라는 말은 놓아줄 용기가 없다는 신호다.
미안하다는 말은 사과가 아니라 분위기를 리셋하려는 장치일 수 있다.

그런 연락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그건 그 사람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곁에 있던 시절의 나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믿었고, 조금 더 웃었으며, 조금 덜 경계했다.

그러니 잘 지내냐는 물음에 쉽게 문을 열 필요는 없다.
마음을 지키는 일은, 때로 그 문을 닫아두는 데서 시작된다.
닫힌 문은 외로움을 주지만, 동시에 나를 지켜주는 벽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언젠가, 그 벽 너머로 손을 내밀고 싶어질 때가 온다면
그건 다시 누군가를 위한 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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