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자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자끼리는 끌어당긴다

관계 속 에너지의 긴장과 균형

by 야옹이


우리는 종종
비슷한 사람과 잘 지낼 거라 생각한다.
성향이 닮았고, 말투도 통하고, 관심사도 유사하다면
관계는 더 부드럽고 편해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닮은 자끼리는 오히려 서로를 경계하는 순간이 많다.

그건 단순한 질투나 경쟁이 아니다.
존재의 에너지와 위계에 대한 무의식적 감지.
그 사람의 말에서, 태도에서, 호흡에서
자기와 너무 닮은 기운을 느낄 때,
그 안의 차이를 본능적으로 분별하려 한다.

그 차이는 곧
“누가 더 강한가”
“누가 더 진하다”
“누가 더 앞서 있는가”
라는 암묵적 위계 구조를 만든다.

한국 무속에서 무당들끼리도
자신이 모시는 신의 위계,
‘기가 더 쎈 사람’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듯,
비슷한 결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서로의 깊이를 재려는
에너지의 긴장감이 흐른다.

그래서일까.
관계는 때때로
너무 닮은 사람보다,
나와 다른 결의 사람에게서 더 깊은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건
내가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자연스럽게 가진 사람에게 생기는 경외와 수용의 감정.

다름은 비교를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존중과 배움, 유연한 거리를 만든다.

닮은 사람은 거울이고,
다른 사람은 풍경이다.
거울 앞에서는 스스로를 다듬게 되고,
풍경 앞에서는 마음을 열게 된다.

모든 관계가
수평적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자연스러운 위계와 거리감,
그리고 다름을 향한 애틋한 관조 속에서
관계는 더 오래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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