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 대가가 너무 비싼 거 아니오? - 말리

엄마의 눈으로 읽는 세계

by 왕만보

요즘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말리 정부가 모든 정당과 정치단체를 해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리고 말리정부 뒤에는 러시아의 군사 기업 와그너 그룹이 있다.


와그너 그룹은 왜 말리에 있는 걸까?




원래 말리에 주둔해 있던 건 프랑스군이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말리는 프랑코포니 회원으로 프랑스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었다.


말리에서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프랑스는 2013년 말리에 개입하게 된다.


프랑스에게 말리는 밑 빠진 독 같은 곳이었다.


10년 넘게 주둔했으나 군인들은 목숨을 잃고, 비용만 계속 들어가는 등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거기에 프랑스가 장기 주둔하며 내정 간섭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말리 내 반프랑스 정서가 강해지고, 쿠데타가 반복되자 프랑스는 결국 철수를 결정한다.


이후 말리를 포함한 주변 국가들까지 프랑코포니를 떠나며, 서아프리카 내에 미치던 프랑스의 강력한 영향력은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런 프랑스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 러시아의 와그너 그룹이다.


현재 와그너 그룹은 말리에서 반군을 소탕하고 말리 정권의 경호를 맡고 있다.


하지만 말리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온 와그너 그룹도 말리에게 좋은 해결책은 아니었다.


말리군과 와그너 그룹이 알카에다 영향권이었던 모우라 마을에서 민간인 300여 명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켰다.


누가 반군인 건지 헷갈릴 정도다.


와그너 그룹의 다소 잔인한 소탕 방식에도 반군은 여전히 활개치고 있어 러시아도 프랑스처럼 말리의 상황에 말리고 있는 건 아닌지... 다소 우려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와그너 그룹은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으로, 힘은 제공해 주되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그 과정에서 최대 피해자는 말리 국민이 될 뿐이다.




프랑스와 와그너 그룹은 왜 말리에 개입한 걸까?


말리는 '금'의 나라다.


만수르도 울고 갈 인류 역사상 최고의 부자로 뽑히는 만사무사도 14세기 말리 제국의 왕이다.


이슬람교도였던 만사무사가 메카로 순례를 떠났는데,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수개월 머물렀다고 한다.


그때 금을 물 쓰듯 쓰는 바람에 카이로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왔다고 한다.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12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많은 금을 뿌렸는지 추론해 볼 수 있다.


그의 전설은 말리가 황금의 땅이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말리의 주 수출품은 금이다.


프랑스에 이어 러시아도 현재 말리의 금을 가져가고 있다.


결국 자원이 나라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의 1인당 GDP는 1,000달러도 안 될 정도로 가난하다.


한 때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돼 있다고 평가받던 나라 말리는 2012년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로 계속해서 혼란한 상태다.


2012년 쿠데타에 참가한 인원은 100여 명에 불과했는데, 수도는 바로 뚫렸고 대통령은 도주해 적은 인원으로 쿠데타에 성공하게 된다.


한 때 언론자유지수가 대한민국보다 높았던 말리의 민주주의는 허울뿐이었다는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정부의 통치력은 북부, 동부로 갈수록 미치지 않았고, 군에 장비도 없어 맨주먹으로 알카에다와 맞섰다고 하니 수도의 방위체계 또한 얼마나 약했을지 불 보듯 뻔하다.


말리의 사례를 통해 민주주의란 체제를 유지할 힘과 시스템이 동반돼야 함을 알 수 있다.


지금의 말리는 반대로 와그너 그룹의 힘은 동반됐지만 모든 정당과 정치단체를 해산시키며 민주주의와는 멀어지고 있다.


황금의 땅 말리는 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


말리에게도, 프랑스에게도, 러시아에게도 금의 대가는 너무도 크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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