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눈으로 읽는 세계
최근 가자지구 폭격이 계속되며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휴전 협상이 진행되곤 있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하다.
전쟁은 시작보다 끝내기가 훨씬 어렵다.
전쟁까지 시작된 이상 양측 모두 잃은 것보단 얻은 것이 많은 채로 종료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사실상 이번 전쟁에서 얻은 것도 많다.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강한 타격을 입혔고,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명도 연장됐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정보부의 능력에 모두가 놀라기도 했다.
아마 헤즈볼라의 삐삐사건은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모두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하고 있다.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로 시작된 이 전쟁에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금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인질과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권 문제 등으로 전쟁종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심지어 줄곧 이스라엘의 편을 들어오던 미국조차 이스라엘의 계속된 가자 폭격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가자지구를 장악해 휴양지로 개발한다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내놔서 수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이스라엘이 원하는 것은 아마도 가자지구에서의 하마스 퇴출일 텐데 이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민간인 사이에 섞여 있어 사실상 다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는 빠르게 전쟁을 종료하기 위해 저런 제안을 한 것 같다.
가자지구 개발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게 되면, 개발이 끝난 후 가자지구 주민들이 다시 들어올 때 신원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름 기발해서 역시 트럼프는 사업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에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입장이 전혀 반영돼있지 않아 폭력적인 느낌이 들었다.
트럼프의 제안에 해결책은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트럼프조차 전쟁 종식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이스라엘 국민들도 인질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라고 있기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전쟁 종료 쪽으로 많이 기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극우세력은 여전히 강경대응의 입장을 가지고 있고 네타냐후는 유대교 극우세력과 연정을 맺은 상태다.
가자지구는 땅은 작지만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집트의 시나이반도와 지중해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한때 시나이반도에 자리 잡은 무장단체들이 하마스를 지원했던 적도 있는 만큼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가자지구가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가자지구에서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이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스라엘은 마치 핸들이 고장 난 8톤 트럭처럼 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이 모두 하마스의 일원은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 대가를 함께 치르고 있다.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자국의 문제로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된다.
하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에게는 탈출이라는 선택지조차 없다.
누군가는 여행하고 즐기겠다고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지만 그들은 생존을 이유로 삼아도 국경을 넘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 땅이 안전하기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곳엔 하마스라는 무장단체가 있고, 그들은 민간인을 향해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해 1200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이스라엘의 복수의 칼날은 하마스만을 향하지 않았다.
가자지구 전체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무슨 죄로?
그들이 지은 죄는 단 하나, 가자지구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우리가 한국을 선택해서 태어난 게 아니듯, 그들도 그 땅을 선택한 적이 없다.
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도 혹독하다.
이스라엘은 이제 그만 고장 난 핸들을 꺾었으면 좋겠다.
그 핸들이 향하고 있는 곳엔 하마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가자에서 태어났을 뿐인 평범한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