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눈으로 읽는 세계
6월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으로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하마스, 헤즈볼라, 시리아의 아사드정권이 무너지는 내내 전장으로 끌려 나오지 않던 이란도 수도가 타격당한 이상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분명 하마스와 전쟁 중이었는데 갑자기 이란 본토는 왜 공격한 것일까?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질서를 재편하려 하는 것 같고, 이번 일을 통해 전 세계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5월 중동 순방을 돌며 걸프왕정국가들(수니파)과 관계를 강화했다.
트럼프는 5월 중동 국가들을 방문해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시리아 제재 해제라는 통 큰 결정을 하고 왔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에는 방문하지 않음으로써 이스라엘이 패싱 당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트럼프가 가자지구 문제에 상당히 불편함을 느끼고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이란 공격을 보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다녀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프왕정국가들은 에너지 자원에 의존한 경제 체제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데 특히 AI를 핵심 산업으로 삼고 있다.
이번 순방에서 주목됐던 점은 바이든 행정부는 AI칩 수출을 제한했는데 트럼프가 AI칩 수출을 허용했다는 점이다.
이란과 걸프왕정국가들은 민족도 다르고 이슬람 종파도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사이가 좋지 않지만 이스라엘의 이슬람 공격에는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걸프왕정국가들에게는 미국과의 협력으로 AI산업의 청사진을 그려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문제에 거리를 두고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 애초에 이루어지기 힘들었던 핵합의
이란과 미국은 오바마행정부 시절 JCPoA라는 핵협정을 이루어낸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파기했고 이란에 대한 강력 제재가 시작됐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행정부 2기에 핵협정이 다시 진행됐고 트럼프가 이란에 제안한 안은 오바마 때 협정된 내용보다 강경한 안으로 이란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본인이 직접 파기한 핵협정보다는 더 강한 안이어야 명분이 서는 상황이었고, 이란 입장에서도 우리가 깬 것도 아니고 너네가 깬 건데 내가 왜 더 손해 봐야 되냐 하는 입장이었다.
이란의 전략은 핵무기를 보유하기보다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을 유지함으로써 협상카드를 손에 쥐려 하는 것이라 보는 시야가 많다
이란이 실제로 핵무기를 만들어 보유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돼 이란에게 득 될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자체를 포기할 것을 요구했고, 이는 이란이 받기 어려운 안이다.
트럼프는 X에 이란이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하지만, 이란은 JCPoA를 잘 지켜왔고 그걸 깬 당사자가 받을 수 없는 안을 제시한 뒤 너네 때문이야 라고 하는 건 이란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3) 미국은 알고 있었다.
미국의 항공모함이 언제 움직였는지 구체적인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이스라엘이 공격을 감행한 6월 13일 기준 미국의 항공모함이 페르시아만으로 배치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동시에 지중해에도 탄도미사일 요격 구축함을 배치했다.
미국이 이라크 미대사관 철수 명령을 미리 내린 것도 잘 알려진 사안이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미리 알았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묵인 없이 단독행동을 할 만큼 무모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란의 핵시설은 대부분 지하 깊숙이 강력한 방공망 아래에 있기 때문에 공격 규모도 그만큼 커져야 한다.
과연 이런 대규모 공격을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싶다.
위의 이유들로 인해 트럼프가 이란을 본보기로 세계질서를 재편하는 것이고, 전 세계에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였다.
불과 얼마 전에 걸프왕정국가들과 맺은 경제협력과 이란의 핵협상은 너무나도 대조되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전개될 미중 갈등 문제에서도 각국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에 대해 참고할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그 때문인지 가자지구 폭격 때는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던 유럽도 지금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외교적 입장을 어떻게 취해야 할지 신중하게 접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 또한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할 순 없다.
이란이 몰래 핵시설을 확장해 왔음이 최근에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하게 명분 제공을 해준 셈이 됐다.
그리고 이란은 이스라엘을 견제하는 방법으로 프록시라고 하는 무장 단체를 키워 왔다.
이는 이란이 테러리스트를 키워내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게 했다.
이란은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할 때도 유엔에 공문을 보내 국제법 위반이 아님을 표현했다.
사실 6차 핵협상 일자가 정해진 상황에서 선제타격을 한 이스라엘보다 이란의 대응이 더 점잖아 보임에도 러시아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란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국가가 없다.
이는 이란의 철저한 외교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반미는 이란의 외교 전략이었지만 고립의 원인이 되었다.
어쩌면 페르시아제국의 자존심이 이런 결과를 불러온 것이 아닐까?
중동에서의 문제는 유가상승을 불러와 대한민국에 큰 타격을 준다.
부디 이번 문제가 너무 커지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