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
배갯머리 놓인 물을
시원스레 마시고
습관처럼
전화기를 열어
살펴보다가 멈춘
네가 보낸 단톡 속
낯선 노래 한곡
오래된 사진들 속에
독립군들이 있고
슬픈 목소리로
노랠 부르는 목소리
밤은 고요 속에
밤벌레도 없는데
우린 오늘도
아픈 시간 속에 있구나
역사를 노래하고
노동을 외쳐 부르던
통일을 얘기하고
막걸리 마시던 날들
이제 박제가 되어버린
우리들의 지금
같은 하늘이라 하기엔
너무너무 멀구나
날이 갈수록 삶은 찌들어 가고
자신마저 속이고
또 속는 줄도 모른 채
하루하루 버텨가는
한 서린 세월에
한 줄기 빛처럼 찾아든
너의 추억이
이 밤새도록
먹먹한 가슴속에서
메아리로 돌며 돌며
나를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