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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오 Oct 23. 2024

뜨레뻬르소네(17)

17. 희진과의 만남

정희와 희진은 미대 동창이었다. 그들은 꽤 친한 사이였지만 전희의 제주도 신혼여행 이후로 사실 만나는 것은 거의 몇십 년 만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전화통화를 하며 지낸 사이였다. 희진은 제주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제법 자리를 잡은 상태였고 그녀는 매우 긍정적인 사고로 사는 사람이었다.


세 친구는 카페에서 희진을 기다리며 오전의 피로를  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희는 희진이 오고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희진이 정말 오랜만이에요. 신혼여행 이후로 처음이니... 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완수가 말했다. “그런 친구가 있다니... 우리 정희 씨는 친구도 대단 혀요....”라며 웃었다.


그때, 정희는 바깥을 바라보며 “아, 저기 희진이 온다”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문 쪽으로 달려갔다. 승합차에서 내린 희진이 넓은 창에서 마주친 정희를 보고 반가워하며 손을 흔들었고 그녀도 정희에게 달려왔다. 


카페로 들어온 희진이 정희야를 외쳤고 정희도 희진아를 외쳤다. 둘은  서로 반가움에 한동안 서로를 안아주곤 정희가 희진을 세 친구들한테로 데리고 갔다. 


정희가 희진을 소개했다. " 완수 씨, 칠수씨! 제가 말씀드린 제 오랜 친구, 희진입니다.

완수가 먼저 " 아구... 바쁘실 탠디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로 감사 헙니다... 지는 완수가로 허구요.... 이 짝은..."

칠수가 완수의 말을 가로막으며 " 아.. 지는 칠수라고 헙니다. 지는 농사를 짓고 있고요... 이 번에 정희 씨가 우리 마을로 이사 온 후로는 지와 완수와 정희 씨가 에... 함께 친허게 지내고 있는 관계로..."칠 수는 말을 끝내지 못하고 있었다. 정희가 웃으면서 " 순수하셔서 그래... 하하" 

희진이 웃으며 말했다. " 저희 정희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제가 모시고 저녁은 근사한 곳에서 대접하겠습니다." 


정희와 희진은 이내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런 시간을 주기 위해 완수와 칠수가 자리를 피해 밖으로 나왔다. 

완수가 말했다! "흐미... 칠수 봉 잡았구먼 그려..."

칠수가 말했다. " 에이.. 뭔 봉...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다시 완수가 말했다. " 예 이놈아... 귀신을 속이지 네가 나를 속이냐?"

완수는 칠수가 사실 희진의 첫인상이 맘에 들어하는 표정을 보았던 것이다.

완수가 말했다. "네가... 맘에 안 들면 그렇게 말을 더듬지를 안아... 이눔아... 하하"


잠시 후 그들은 카페로 다시 들어갔고 그들은 늦은 점심을 함께 먹었다. 완수와 칠수는 스테이크와 빵을 주문했고 칠수는 카페인에 약했기 때문에 주스를 주문했고 나머진 커피를 주문했다. 


희진이 말했다. "칠수씨! 칠수씨는 무슨 농사를 지으세요?"

칠수가 입에 스테이크를 넣고 있어서 오물오물 다 씹고 삼킨 후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 에... 지는 논농사를 짓는데 그 규모가 거의 여기 함덕이구만유.

완수가 말했다. " 이 친구 말은 요... 지가 쌀농사 많이 짓는 것 대단한 자랑거리로 알아유..."

희진이 웃으며 말한다." 아... 여긴 쌀이 안 나는 거 아시죠? 제주도에는 씰을 다 육지에서 수입해서 써요. 그래서 물가가 비살 수밖에 없어요.

칠수가 말했다." 그러면 내가 딱이네..."

정희가 갑자기 누이 희둥그레 지면서 칠수를 쳐다보았다. "엥..." 정희와 희진이 함께 바라보며 웃었다.

완수와 정희는 식사 후에 희진과 칠수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밖으로 나왔고 그들은 함덕 해변을 함께 걸었다.


둘은 말없이 한침을 걷기만 했다. 해변 중간쯤 왔을 때 완수가 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희 씨! "나는 정희 씨하고 이렇게 나란히 걸을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어요." 갑자기 표준말을 쓰는 완수!

정희는 갑자기 완수를 놀리며  "웬 표준말! 그냥 하던 대로 해요!"

완수가 머리를 멋쩍어서 뒷머리를 긁으며 " 아니... 진짜로 지는 오늘 감 돈이라니까 유... 지는 인자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완수 씨! 자꾸 죽는다는 말하지 말아요. 더 행복하게 살 날만 생각해요..."

완수가 말했다." 워메... 그랄가요" 우리 이쁜 정희 씨! 하하"


한편 카페에서는 칠수가 거의 취조를 당하고 있었다. 희진은 그런 칠수가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희진이 말했다. " 제주도가 처음 이세요?" " 에... 지가 안 적 신혼여행도 못 가본 놈이잖유... 꼴에 베트남은 한 번 갔다 왔어요... 그것고 실패로 돌아갔지만..." 희진은 정희에게 몇 가지 사전 정보를 받았지만 모른 체 하며 칠수의 얘기를 돌렸다.

"이번에 추수 다 하셨어요?"

"아.. 그람유... 올해도 풍년이유... 그런데 참 이상헌게 쌀은 많이 나오는데 돈은 더 많이 못 벌어요... 하하하"

제 식당에서 쌀을 구매하는 쪽이 자꾸 쌀을 섞어서 가져와 마음이 불편했었는데.. 이 참에 쌀을 계속 칠수씨네 쌀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데..."

칠수는 아무 느낌 없이 대답했다. " 아.. 뭐 그런 게 어렵나요..."

"그런데 지금 흥정허기엔 좀 아닌 거 같은데..."칠 수가 말했다.

희진이 말했다. "하하하... 저하고 흥정하시려고요?  하하하"

그때 완수와 정희가 들어왔고 그들의 웃음소리에 반갑게 다가와 앉았다.

정희가 말했다. " 서로 얘기 좀 나눴어요?"

완수가 나서면서 " 이거 뭐 별로 진척이 없었나 보네..."

희진이 나서며 말했다. "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죠.. 하하 저는 칠수씨 맘에 들어요." 라며 호쾌한 웃음을 짓는다. 정희가 그런 희진을 보며" 야... 희진아... 칠수씨... 놀래겠다." 놀린다.

칠수는 그런 상황이 싫지 않은 듯 아직도 희진의 눈치를 보고 있다.


희진이 말했다. "오늘은 바닷가가 아니라 제주 시내로 제가 모시겠습니다. 오늘은 제게 맡겨 주시죠."


네 친구는 카페에서 나와 희진의 승합차를 타고 제주 시내로 향했다. 차 안에서 희진은 제주에서의 생활과 운영하는 횟집에 대해 이야기하며 즐겁게 얘기 나누었다. “내 식당은 요즘 제법 자리를 잡았어. 손님들이 많아져서 그런대로 괜찮아”라고 말했다.

시내로 가는 길에 희진은 첫 번째로 한림공원을 제안했다. “이곳은 제주에서 유명한 비자림이 있어. 꼭 가봐야 해!” 친구들은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림공원에 도착하자, 친구들은 아름다운 나무들 사이로 걸어갔다. 비자나무의 푸르름과 그늘 아래서 자연의 여유를 만끽하며, 정희는 “이곳은 언제 와도 정말 평화로워,”라고 말했다. 네 친구들은 나무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다음 목적지는 제주 시내의 유명한 시장이었다. 희진은 “여기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 들어서자, 여러 가지 해산물과 지역 특산물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희진은 친구들에게 “사지는 말고 그냥 눈요기만 해. 우리 식당에 많으니까!”라며 정희에게 속삭였고 정희는 완수에게 완수는 칠수에게 속삭였다.


오후 6시가 다가오자, 희진은 “이제 배들 고프지 않으세요? 이제 저희 식당으로 가시죠!”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기대감에 가득 차 희진을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그렇게 그들은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식당에 가는 동안 완수와 정희는 칠수를 앞 좌석에 앉게 했고 그들의 대화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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