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방
바닥에 맘대로 누워
노인 등을 왔다 갔다
네가 자식보다 낫다
몇 년 전
아는 동생 한 명이
형 등 긁어달라는 소리에
새벽 댓바람도 불기 전
찬바람 맞으며 이사 와서
고리 올이 다 풀려
이미 갈아줄 시간이 지난 채
밤이면 노인의 등을
왔다 갔다 일을 하곤
냉골 바닥에 나 뒹군다.
아마 중국일 거야
너의 고향 말이야
어딘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곧고 푸른 대나무로 나서
어느 장인의 손에 명을 다하고
만들어진 너
계절 변하며
노인의 등이 말라가고
건조한 공기 탓에 기침소리
끊이질 않는 조용한 방안에
그래도 노인 곁에 네가 있어
외롭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