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어둠일 때
하루는 고달프고
희망은 고달픈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
그 힘이 사라지면
낮도 어둠이다.
살아야 할 이유가
사라질 때 낮은
캄캄한 지옥
세상엔 온통
낮과 밤의 연속인데
구월동 조용한 방에는
아직 낮이 오지 않은
밤의 사유가 흐르고
나만의 시간과
나만의 공간에서
낮이 오기를 기다리며
어둠 속 먼 길을
헤매고 다닌다.
월급쟁이들에게
낮도 없고
밤도 없다는
어느 실직자의
한숨이 술주정으로
튀어나오는
오피스텔 복도
그 외로운 거처에도
보다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밤이 주는 어둠을
희망이라 부르는
작은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