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둠은 희망의 시작

by 이문웅

어둠은 우리 삶에서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절망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어둠은 희망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우리는 종종 어둠 속에서 가장 깊은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어둠이 희망으로 전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자기 성찰,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 그리고 희망의 본질과 깊은 연관이 있다.


먼저, 어둠은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삶이 순조롭고 평온할 때 우리는 자신과 주변 환경을 깊이 돌아볼 여유를 가지기 어렵다. 그러나 고난이 닥치면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정적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실패나 상실을 경험한 순간, 우리는 자신이 놓친 것들을 깨닫고 문제의 근원을 탐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직장에서 해고당했다고 생각해 보자. 처음에는 좌절과 분노가 밀려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에서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되돌아볼 기회를 얻는다. 이러한 성찰 과정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어둠은 고통스럽지만 필연적으로 우리의 내면을 깊게 성찰하게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작용한다.

둘째로, 어둠은 빛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우리가 희망을 느끼는 순간은 대부분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이다. 어둠이 없다면 빛의 존재를 느낄 수 없고, 고난이 없다면 행복의 소중함을 이해할 수 없다.


예컨대, 건강을 잃었을 때 우리는 건강했던 시절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후에는 더욱 자신을 돌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겪은 후에는 우리가 관계 속에서 느꼈던 감정의 진정한 가치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고통을 통해 행복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들며, 희망은 어둠이라는 배경 속에서 더욱 강렬하게 빛난다.


또한 어둠은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한다. 씨앗이 어둠 속 땅에 묻혀야만 새싹을 틔우듯, 인간도 삶의 어두운 시기를 통해 재탄생할 수 있다. 고난은 우리를 무너뜨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용기를 주기도 한다. 세계적인 기업가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해고된 사건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사건이 없었다면 그는 자신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비전을 세우며 애플로 돌아가 혁신을 이룰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어둠은 끝이 아니라 새 출발의 시작점이 된다.

어둠은 희망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밤하늘의 별은 어둠 속에서만 빛나고, 동양 철학의 음양 사상에서도 어둠과 빛은 서로를 완성시키는 존재로 여겨진다. 빛이 너무 강하면 우리는 오히려 눈이 멀고, 어둠이 없다면 빛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어렵다. 어둠은 희망의 배경이자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둠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희망의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어둠이 희망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지도 중요하다. 어둠 속에서 무기력에 빠지는 대신,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하나씩 달성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동시에 주변의 지지와 도움을 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혼자만의 싸움은 쉽게 지칠 수 있지만, 가까운 사람들과의 연결은 큰 힘이 된다. 또한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찾으려는 마음가짐은 어둠을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열쇠가 된다.

어둠은 단순히 고통의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희망을 찾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어둠은 빛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우리를 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든다. 이렇듯이, 삶의 어둠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어떤 고난도 성장과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둠은 끝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다.

2024년의 구월동 하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