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고
차가운 거리
일 년 내 울던
까마귀 잠시
몇 마디 하다
추운 건지 힘든 건지
너무 조용한
아침
몇 년이 가도
손님은 쿠팡뿐
티브이도 없는 방안
투두둑 거리는
스마트폰 소리만
고독한 방안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혹시나 하는
이상이 생기지 않게
이불속에서 꼼지락
그렇게 비 내린
스산한 아침
바람은 쉬어가지
머물지 않는다면서
젊은 날 휘젓던
호기에 피식 웃으며
어젠 세탁기도 쉰탓인지
천장에 그림
너는 늙어봤냐
나는 늙어봤다가 괜히
싫어지고 크리스코넬의
죽음을 아쉬워하며
유튜브를 검색하다
더 고상한 피아노의 선율을
뇌 속에 주사
지긋지긋한 민족놀이가
아직도 세상을 오염시킨 채
나치의 아들들처럼
머릿속은 뻘건 애들이
애국자가 되어있는
비정상 공동체
지구 인구 엔 분의 일
어디에도 내리는
비가 아니기에
누구나가 아닌
나를 온전히 지켜
나의 영원한 죽음으로
가는 하루에
영원한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