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핍의 시절(4)

4. 아버지를 미워한 천수

by 이문웅

고3이 되자 천수는 아버지와 완전히 담을 쌓았다. 이 담은 단순한 거리감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의 장벽으로 형성되었다. 아버지의 기대와 자신의 꿈이 엇갈리면서, 그들은 서로를 향한 마음속의 갈증과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버지는 늘 성적과 진로에 대해 걱정하며 천수에게 더 좋은 대학과 안정된 미래를 바랐다. 그러나 천수는 그런 아버지의 기대가 자신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다. 그는 아버지와의 대화를 피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보다는 반항적인 행동으로 감정을 대신했다.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전, 천수는 아버지의 신경질적인 말투가 가득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며 불편한 기분을 감추었다. 아버지가 “너는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해!”라고 말할 때마다 천수의 속은 더욱 끓어올랐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자신이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아버지의 통제를 받고 싶지 않은 반항심이 솟아올랐다. 그는 마음속으로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할 거야! 당신의 기대에 맞춰 살고 싶지 않아!”라고 외치고 싶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그런 고민이 잊히는 듯했다. 친구들은 천수를 불러내어 농담을 던지며 웃음을 나누었고, 천수는 그런 순간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천수는 아버지와의 갈등이 사라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면 다시금 아버지와의 고독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와의 대화는 점점 더 불편해졌다. 아버지가 진지하게 이야기할 때마다 천수는 짜증이 나서 대충 대답하며 대화를 피하려 했다. “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해!”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오려는 순간, 그는 그것이 더욱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그저 아버지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했다.


하루는 아버지가 그의 방에 들어와 “너는 언제 공부할 건데?”라고 물었다. 그 순간, 천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홱 돌리며 “내가 뭘 하든 상관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잠시 놀라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방을 나갔다. 그 순간, 천수는 아버지의 실망한 눈빛을 떠올리며 속이 쓰리면서도 자신이 선택한 길이 옳다고 믿으려 했다.


천수의 고3 생활은 그저 학교 생활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시험 준비와 다양한 활동 속에서 그는 점점 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관계는 더욱 멀어졌다. 아버지는 천수가 잘되기를 바라며 수많은 조언을 했지만, 천수는 그 조언을 반항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이 원하는 길로 나아가고자 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천수는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패션 디자인에 관심이 있어. 나중에 이런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라고 말하자, 친구들은 그의 이야기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그때 천수는 아버지의 반응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분명히 그의 꿈에 대해 실망할 것이고, 그 꿈을 지지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를 짓눌렀다.


그는 그런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슬픔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고3의 시간이 흐르면서 천수는 아버지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관계는 더욱 멀어졌다. 아버지의 기대와 자신의 욕망이 충돌하면서 천수는 그 갈등 속에서 점점 더 고립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천수는 아버지와의 담을 쌓으며 살아가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담은 그를 둘러싼 외로운 감정의 벽이 되었고, 그의 마음속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미움이 얽혀가는 것만 같았다. 천수는 그렇게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그 길은 그에게 쉽지 않았다.


고3의 시절은 천수에게 아버지와의 거리가 멀어지는 시기로 남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의 기대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고통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며 천수는 계속해서 그 담을 쌓아갔고, 그 담은 결국 그의 마음을 더욱 고독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천수는 자신의 감정을 더욱 억누르기 시작했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극도로 줄어들면서 그는 아버지의 기대와 자신의 삶을 연결 짓는 고통을 잊으려 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가끔씩은 아버지의 소중한 조언이 그리워졌지만, 그 순간에도 아버지의 실망한 눈빛이 떠올라 그의 마음을 짓눌렀다.


결국 천수는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왜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그렇게 멀어졌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에게 가장 좋은 길을 제시하려 했고, 그는 아버지의 기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이 그를 더욱 고립시켰고, 그는 결국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천수는 방 안에서 다시금 눈을 감았다. 그동안의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버지와의 갈등, 그리고 그리움이 섞인 복잡한 감정들이 그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파티의 밤은 새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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