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의 진실

-풍문의 실체를 통해 든 이런저런 생각들-

by breeze lee

한 달여 전쯤 저는 집주위 단골 미용실로 머리를 하러 갔습니다.

정기적으로 커트와 펌을 하러 다니는 곳이지요.

제가 가는 미용실은 경력이 30여 년이상 되신 원장님이 머리를 매만지면서도 직원에게 "저쪽 언니 머리 중화해 드려.", 이쪽 언니 염색약 23번." "아들, 잠깐만 기다려 이 손님 해주고 커트해 줄게~." 등 멀티가 잘 되시는 베테랑 미용사분이시랍니다. 원장님이 입담이 좋으시니 모르는 손님끼리도 어느새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이 열리는 곳이었지요. (요즘 어느 반찬가게가 맛있더라 요즘 박선영 김일우 커플 보기 좋더라 같은 것들이요^^)



제가 앉았을 때 머리를 매만지시며

"저 밑에 00 마트 옆 2층 미용사가 자살했다며?"

저는 너무 놀라 네?라고 되물었지요

왜냐하면 그곳은 우리 남편의 단골 커트장소이었거든요. 예약제로만 운영되어 겹치지 않고 비교적 한산하여 남자 커트 손님들이 선호하는 곳이었어요.


"우리 손님이 그러던데? 내가 아는 미용사도 최근에 죽었어 아침에 문 열어보니 쓰러져 있더래. 평소 당뇨가 있었는데 저당쇼크가 온거래. 요즘 저승에 미용사가 부족한가?"라고 하시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만회하시려 농담을 하셨어요.


우리 아이들도 가끔 커트하러 가는 곳이라 남일 같지 않았고

미용사 분이 말 못 할 심적 고통이 있었나 안쓰러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꽂이라도 사서 문 앞에 갖다 놓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 건물과 2층 계단 어둡고 낡아서 좀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2층에는 상중이라고 붙어있다는데 미용실을 알리는 사인볼은 계속 돌아가고 있었어요. 또한 커트, 펌, 염색이라고 문구가 붉은 글씨로 지나가는 전자판도 계속 켜져 있었답니다.


<여기서 잠깐! 미용실 또는 이발소 사인볼의 유래>

이발소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고대 그리스에서는 면도는 물론 손톱과 발톱까지 다듬어주는 토털 케어를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바버 Barber는 라틴어로 수염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 고대에는 어쩌면 머리카락보다 수염을 더 소중하게 다루었는지도 모르겠군요. 18세기까지는 이발소에서 이발뿐만 아니라 골절치료 등 간단한 의료행위도 제공하였다고 합니다.

이발소의 회전 간판, 사인볼의 빨강, 파랑, 하얀색은 각각 동백과 정맥, 붕대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발사 = 의료기술자를 나타내는 표식으로 쓰였겠지요.

세계 공통의 이발소의 회전간판을 처음으로 내건 사람은 1540년 프랑스의 메야나 킬이라는 이발사라고 하는데요. 원형 막대기에 빨강, 파랑, 하얀색을 칠해 창문에 내걸었다고 하네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그 사인볼마저 처연하게 느껴지며 유가족들이 미쳐 사인볼을 끌 정신이 없었나 보다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지나다니곤 했습니다.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나 기분이 며칠 동안 처지고 마음에 구멍 몇 개가 난 듯한 이상한 2주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정어머니가 오셨길래

"엄마, 그 미용사님 장례 잘 치렀을까? 이제 그 미용실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하고 물으니


"아 참 내가 동사무소(현 행정복지센터)에 요가하러 가는데 회원분이 문자 받았는데 그 미용사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다더라. 그래서 당분간 문을 못 연다고 단체메시지를 보낸 거래 그게 소문이 잘못 난 거래. 내가 오늘 그 미용실 올라가서 미용사 얼굴까지 보고 왔다니까 그랬더니 웃으며 황당해하더라고. 그런 말을 많이 들었나 보더라.'


저는 저도 모르게 너무 반가워서 "엄마 진짜야? 어머 정말 다행이다!" 나 사실 오늘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다 풀어진 기분이야."

저도 모르게 기쁨의 탄성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최근 나의 인생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이선균 배우 그리고 아역 때부터 봐왔던 김새롬 배우 등이 유명을 달리하며 적잖이 충격을 가졌는데 그게 알게 모르게 나에게는 깊이 각인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1여 년 전 지인이 북한산을 동료들과 등반하고 내려오는 길 우연히 김새롬 배우가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카페에 들렀답니다. 자숙기간이라 사진을 찍어달라고 할까 말까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있냐고 했더니 밝은 미소로 흔쾌히 같이 찍자고 했다고 합니다. 김새롬 배우가 죽음을 선택한 이후 기사를 보니 아르바이트하던 곳마다 악플들이 달려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였다니 사람들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가 다니는 화실에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한 장면을 그린 듯 극 중 고독한 이선균의 옆모습을 연필화로 누군가 그려놨는데, 이제 고인이 되어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니 그의 모습을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비록 자승자박이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과 있겠지만 마음속에는 극 중 ost 어른이라는 곡이 흐르고 비통한 마음이 들더군요. 잘 가요 나의 아저씨...

우리는 어쩌면 배우, 가수들 또는 기사 속의 누군가의 죽음에 무심한 듯해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지 모릅니다.


오늘 든 생각은 어찌했든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소문은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니면 진실이 아닐 수 있으니 무턱대고 믿지 말자. 그리고 덧붙여 공인의 한 번의 잘못에 대해 너무나 칼 같은 잣대로 잘라버리는 관용 없는 사회분위기는 조금 완화되어야 되지 않을까? 한번 더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회 분위기가 되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죽음 이후에야 조금 심해나? 하는 사회분위기 말고요. 자숙 기간을 통해 그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인이 되도록 하는 분위기가 필요하지 않나 이번 해프닝을 통해 저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펼쳐봅니다.

모두 좋은 한 주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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