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4
2024년 첫 번째 독서기록으로 남길 책은 프로젝트 헤일메리이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 보니 나는 공상과학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새로웠고 처음 보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즐거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인류를 구하기 위한 주인공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었으며 그 안에서 외계인과의 상호작용을 이루며 지구를 구하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흥미로웠고 즐거웠으며 다소 두꺼운 책이긴 했으나, 그만큼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다.
나는 소통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책의 내용에는 주인공인 그레이스박사가 외계생명체 로키를 만나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내용이 다루어진다. 그레이스와 로키 서로 다른 생명체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나누며 상호작용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내 소통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친구, 연인, 상사, 후배, 동료, 가족 등등 여러 관계를 맺고 나는 살아간다.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도 결국엔 로키와 같은 전혀 다른 생명체이다. 그레이스와 로키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사소한 것부터 서로의 약속을 만들고 서로의 끊임없이 이해를 하는 노력을 하는 것처럼 나 역시 늘 그렇게 소통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의 시작에서도 비슷할 거라는 이유로 소통을 시작하기도 하며, 관계가 무르익어갈 때도 나를 알고 있을 거라는 이유로 설명하지 않는다. 관계가 끝에 치닫게 되면, 말해주지 않은 것들을 알아주지 못함에 화를 낸다. 결국 내가 만나는 사람들 또한 로키와 다를 것이 없다. 나와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오해를 멀리하고 이해를 가까이하기 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돌아오지 않을 편도의 우주선에 탄 주인공, 나는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나를 희생하고 인류를 구할 수 있다면 나를 희생하는 것이 맞을까?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편도 우주선을 타고 떠나야만 하는 우주비행사를 뽑는 과정이 책에 그려진다. 인류 전체를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을까? 아니면 나의 삶을 위해 인류 전체를 희생할 수 있을까? 내 가족이 이 선택을 한다면 나는 응원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한다.
물론 주인공처럼 인류를 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나로 인해 모두를 구할 수 있다면 나는 그 돌아오지 않을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을까? 내게 그럴 능력이 있어 우주선에 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결국엔 내가 그것을 탑승하리라 결정했다면 그 이유는 성인군자와 같은 선함, 뛰어난 책임감은 아니다. 그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허영심과 나만이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우월감에 의해서 탑승하리라 생각한다.
그 안에서 주인공과 같이 그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겠다. 출발은 아름다웠을지 몰라도 그 과정은 고독하고 시련이 가득할 테니까. 내가 이러한 것을 잘 이겨낼 준비가 됐다고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정답이 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을 선택한다는 것 그 이유가 어떻든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