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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무튼 디지몬

2025.02.24

by IRIS
KakaoTalk_20250224_102403677.png 책 표지 인용

본 책은 천선란작가의 수필, 에세이이다. 디지몬을 소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독서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나는 늘 동경했다.

디지몬이라는 만화와 그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만화를 즐겨보던 어린 시절 나도 디지몬이 아니어도 내가 좋아했던 만화의 주인공을 늘 동경했다. 원피스, 나루토, 디지몬, 포켓몬.. 많은 만화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에 내겐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여전히 동경의 대상일지도!

서툴기만 한 내겐 서툴지만 이뤄내는 그들이 멋있었다. 그들이 겪는 모험과 이야기가 즐거워서 동경했을지도 모르겠다. 태일이의 용기가, 루피의 늘 웃는 그 모습이 나루토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 지우의 끝없는 모험심이 내겐 늘 어린 시절의 등불처럼 날 비쳐주었다.


선택받은 아이 선택받지 않은 아이

책의 내용엔 아포카리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선택받지 못한 디지몬의 사념체에 대한 이야기에 잠시 생각이 머무르게 된다. 어린 시절 그들을 동경했던 이유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치겠지만, 그중에 나도 태일이처럼 선택받았을 거야. 그런 모험을 할 수 있겠지?라는 포부가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어린 시절의 동경이 빛이 바래질수록, 어린 시절의 꿈과는 멀어져 가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도 살아남아서 우정과 정의 사랑을 논하고 싶었다.'라는 아포카리몬의 이야기처럼 나도 어릴 적 꿈을 이루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현실에 맞춰 살아간다.

나는 선택받지 못한 거였을까?


모든 이야기엔 읽은 사람 수만큼 결말이 정해진다.

책의 끝엔 디지몬과 헤어지는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모든 이야기엔 끝이 있고 어린 시절 동심과도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엔 각자만의 결말이 지어진다. 나는 늘 동경했고 여전히 그들을 꿈꾸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동심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헤어짐을 이야기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같이 가길 선택한다.

내가 선택받았을까? 아닐까는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두'를 위한 선택받은 아이로 선택받진 않았겠지만, 이미 '꿈'이라는 내 디지몬의 선택을 받았으니까, 나도 늘 변화하는 것처럼 내 꿈도 진화한 것뿐일지도, 같이 걷다 보면 이야기의 종착지 도착했을 때, 내가 태일이 일지 아포카리몬일지 중요할까? 같이 걸었던 그 길이 더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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