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이 만든 품격있는 얼굴
-성실은 노화를 막는 최대의 비결-
권사모님은 그 자체로 하나의 스토리텔링감이시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참으로 괜찮은 이웃의 병원이 많아서 굳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의료는 분야별로 대부분 수준이 높고, 전국에 골고루 평준화되어 있어서 질병이든 미용이든 가까운 거리의 병원에 단골이 되어 원하는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옆집의 인연으로 시작되어 15년의 세월이 훌쩍 넘을 줄 그땐 몰랐다.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니,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메디컬 이용 패턴을 익히고 알게 된다. 고객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서비스를 해 드려야 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A고객님은 본인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금액을 결제하고 야무지게 서비스를 다 받으시고 미리 결제하는 것 없이 관리가 다 끝나고 새로 관리받을 때 또 결제를 하신다.
또박또박, 골프로 치면 짧은 거리지만 페어웨이에 90프로 이상 공을 안착시키는 고객님이시다. 정확한 것을 좋아하고 시간 관리도 철저한 모범생이다.
평균 타수 90타의 이른바 “또박이 고객님!”
B 고객님은 병원에 들어오실 때부터 강렬한 인상을 풍기신다. 상담 내용의 반은 라운딩 갔던 다른 병원의 속사정이다. 그 병원은 실장이 예의가 없고, 의사 선생님이 친절은 한 것 같은데 별로 실력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인테리어, 직원 외모, 레이저 수준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병원을 라운딩 했길래 모르는 정보가 없으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수많은 병원을 거치면서 받은 시술은 가장 저렴한 보톡스와 점 빼기 정도라는 게 재밌기까지 하다.
티샷에 올라가면 루틴을 자랑하며 헛스윙 10번 정도는 벼르고 채를 휘두르는데 막상 공을 치면 OB가 나고 공이 정처 없이 이곳저곳 떠도는 고객님이다.
평균 타수 105타의 이른바 “떠돌이 고객님!”
C 고객님은 시술 끝나고 금액을 지불하셔도 되는데 시원하게 계산부터 하신다. 새로운 레이저가 들어오거나 좋은 프로그램을 권하면 의심의 여지없이 믿고 결제하시고 따르신다. 결제금액도 크고 간식도 또한 시원하게 사 오신다.
그런데 호탕한 성격만큼이나 워낙 바쁘셔서 오시다 안 오시다 끊임없이 반복하신다. 자주 못 오셔서 관리가 길어지니 다음엔 좀 쉬다가 바쁜 일 끝나고 오시겠지 싶어도 의심의 여지없이 결제를 또 하시며 우리의 아주 좋은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신다. 비록 자주 못 오시지만.
평균 타수 95타의 이른바 “잊을만하면 또 VIP 고객님!”
다양한 유형이 개인의 환경이나 사정에 의해서 한 사람에게서 나타나기도 하고, 그 한 사람도 이런저런 이유로 다양한 모습을 가지기에, 딱히 정형화되어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권사모님은 A형에 가까운 차분하고 꼼꼼한 자기 관리 스타일이셨다.
학교에 수업을 가면 권사모님의 예를 참으로 많이 든다. 학생들도 연신 귀를 기울이며 호응의 고개로 같은 뜻을 전한다.
사모님은 울 병원에 오신 그날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오시는 패턴을 거의 어기지 않으셨다.
말이 쉽지 15년의 세월이면 단순 계산을 하여도 1년이 52주, 10년이면 520번이 넘는 병원 방문 기간 동안 손꼽을 정도만 빼고 또박또박 관리를 받으신 거다. 사모님은 어떤 관리를 받으셨을까?
레이저를 받으면 많이 무서워하시고 아파하셨다. 그래서 기기 관리와 재생관리, 두피관리 등의 관리 위주로 꾸준히 정말 15년을 한결같이 받으셨다.
당연히 오래된 단골이시라 최대한 서비스 넣어드렸지만, 사모님의 성실하고도 꾸준한 관리시스템에 우리가 접목되는 게 오히려 기쁠 정도로 영광이라고 종종 말씀드렸다.
환갑을 훌쩍 넘기신 사모님의 얼굴과 두피는 어떨까? 더 어려지시고 너무 이뻐지시고 나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젊어졌을까?
아니다. 같은 말인 듯 다르고 다른 말인 듯 같지만, 위의 표현은 너무 식상하고 사실 엄밀히 맞지도 않다.
“권사모님은 더 젊어지지도 않았고 더 이뻐지지도 않았다. 사모님은 그냥 15년 전 모습 그대로이시다”
누군가 나에게 당신의 으뜸고객인 권사모님이 15년 전 젊음을 엇비슷하게 유지하는 비결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성실이라고 큰소리로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혹자는 그럴 것이다. 돈이 많으셔서 그 긴 시간 관리받으신 거 아니냐고.
난 권사모님보다 더 부자이시면서 더 많은 금액을 일시불로 지불하시는 수많은 고객을 20년 동안 보았다. 그들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꾸준히 빠지지 않고 생활 속에서 중심을 잡고 메디컬을 잘 활용하는 시간에 대한 성실함을 습관으로 가진 그녀의 외모는 단아하고 품위가 있고 위대했다.
그녀는 지금도 15년 전 모습이다. 그녀는 15년의 세월을 거슬러 더 젊어진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눈에 팍팍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나이 들어가고 있었다.
격 있게 늙어가고 있었다.
분명 눈가의 주름은 더 늘었을 것이고, 입꼬리는 더 쳐졌을 것이고 머리숱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15년의 세월인데..
그러나 그것을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의 520번의 관리를 등에 업은 세월은 충분히 말하고 있었다. 강산도 변화시킬 나를 무력하게 하는 건 당신의 존경스러울 정도의 성실함이 무기인 삶의 태도라고..
매체마다 비결을 수도 없이 내보낸다. 노화방지 비결, 콜레스테롤 잡는 비결, 살 빼는 비결, 이뻐지는 비결.. 비결.. 비결..
난 권사모님을 보면서 건강과 노화방지 비결은 꾸준히 자기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도덕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기본의 성실함에서 오는 시간 관리의 철저함이 기본 베이스라는 걸 절실히 알았다.
그녀는 저번 주도 왔었고 이번 주도 올 것이고, 다음 주쯤은 합창 연습을 하신다 예약을 바꾸실 수도 있다. 그러나 난 겪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그녀의 10년 뒤 70이 훌쩍 넘긴 모습을 다 안다.
더 쳐진 눈매와 턱선을 가지고, 하얀 백발의 굵은 웨이브를 자연스럽게 넘기며 우리 곁에 계실 것이다.
그 모습이 지금보다 더 멋질 것이고 그래서 난 그녀의 멋진 노화과정을 즐기며 지켜볼 것이다.
당신의 삶의 철학이 담긴 얼굴이 전 좋아요. 90살의 당신을 볼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그때의 당신 얼굴의 깊은 주름과 꺼진 볼은 분명히 내게 삶의 위로와 행복한 미소를 줄 것이니까요.
늙는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다. 권사모님은 적어도 나에게 이 멋진 문장을 알게 해 준 소중한 분임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