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을 완성하며

by 꿀잠

주말에 단편 초안을 완성했다.

완성하는 순간 고칠 일부터 떠올랐지만 애써 마음을 접어두는 중이다. 제대로 글을 써보자 해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게 8월쯤이었고 지금까지 단편 2개의 초안을 완성했고 장편 하나는 쓰는 중이다.


장편은 원래 구상한 소재가 있어서 내용이 크게 변화한 건 없는데 단편들이 내 예상을 벗어나 흘러간 점이 있어 기록을 남겨둘 겸 글을 쓴다. 내키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썼더니 시작 때 개략적으로 구상한 바와 다르게 튀어나오는 생각이나 말들이 있었고 그것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다른 쪽으로 선회하게 만들었다. 긍정적으로 끌고 가려했으나 결국 쓰고 싶은 말들이 이겼고 결론은 표면적으로 봤을 때 부정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두 편의 글을 쓰면서 난 그 속에서 공통적인 내 감정의 뿌리를 보게 되었고 불안을 감수하고 결론까지 도달한 끝에 보답으로 작은 해방감을 얻게 되었다. 이번 기회로 내가 글을 어떻게 쓰는 지도 얼추 알았고 앞으로 어떤 류의 글을 쓸 지도 짐작이 되었는데 그것들이 전형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새롭게 느껴질지는 모르겠다.

확실히 알 것 같은 건 난 앞으로도 글을 쓸 때 얼개를 짜놔도 진짜 하고자 하는 말들이 튀어나오는 걸 막을 재간이 없을 것 같고 그래서 글이 솔직해지는 만큼 언제까지나 가명을 쓰게 될 거라는 건 알겠다.

내 속에서 뻗어나오는 것들을 전부 글로 옮기고 할 말이 남아있지 않게 되는 날까지 써 볼 생각이다. 그 뒤의 나는 뭐가 돼있을까? 궁금하지만 일단 지금은 내 글들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어디서라도 듣고 싶다. 늘 머뭇거리지만 글에서만큼은 당당하게 비틀거리지 않고 걷고 싶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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