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이 무너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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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이 무너지네
인천 송도의 쇼핑몰 지하주차장의 천장이 무너졌다는 뉴스가 떴다.
화면을 보니 콘크리트 면을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무기질 뿜칠 제가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콘크리트가 노출된 지하 공간에는 천장부 위에 뭔가 회색의 울퉁불퉁한 면이 보이는데 그게 이 소재다.
무기질 뿜칠재는 화재에서 천정을 보호하는 재료이고 일반적으로는 5cm 이하로 시공이 되는데 그 이상의 두께가 될 때는 보강재를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다.
아마도 해당 현장은 이런 시방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시방서대로 보강재를 사용했다 해도, 애초 부착될 표면의 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해당 슬라브가 지나치게 거동 ( 슬라브의 진동으로 인한 움직임)이 강했을 경우에도 발생 할 수 있어서 원인을 따지기에는 명확하진 않다.
얼마 전에는 제주의 쇼핑몰 내부 천장이 영업 중에 무너져서 사람들이 다치고 대피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CCTV 영상을 보면 갑자기 내부 천장이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이 보였었다.
뉴스 내용으로는 최근에 천장용 에어컨 추가공사를 했었는데 그때 시공 불량으로 무너졌다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사진상으로는 경량천장골조는 그대로 있고 석고보드만 무너진 부분이 많으니 이 또한 원인규명은 좀 복잡할 것이다.
대부분 실내공간은 콘크리트나 철골재 천장판 아래에 이중으로 천장을 만든다.
그 사이로 상·하수 배관과 냉난방 배관, 전선관 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호하고 미관상으로도 보기 좋게 만들며 상부층의 소음을 차단하는 목적이다.
이런 천장 구조를 달대천정이라고 하는데, 문자 그대로 상부 슬라브 천장에 치장용 천장판을 매다는 형식이라 그렇다.
건축용어로 반자틀이라고 하는데,
통상적인 개념으로서 "천장'이란 옥내의 상부 면으로서 구조체를 감추어 별도의 의장을 할 수 있고, 벽, 바닥과 같이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반자'란 천장을 가려서 만든 구조체로서 미관의 목적 외에 각종 설비 관계의 배선 ·배관을 감추어 실내환경을 좋게 하려고 만드는 부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완성된 구조체의 경우에 천장이 무너졌다는 것은 대부분 반자틀이 붕괴하거나 반자틀에 치장목적으로 붙인 판재가 떨어져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반자틀에 대한 구성은 좀 제각기인 부분이 있다.
목조로 반자틀을 만들어 합판이나 석고보드를 붙이는 형태도 있고,
경량철골이라 부르는 금속재 부속을 천장에 매달아서 거기에 치장 판(석고보드, 합판, 금속판, 합성수지판)을 붙이기도 한다.
그런데 상업 시설의 경우에는 복잡한 배관과 배선 등이 많이 겹쳐 천정을 가로세로 가로지르게 되므로 내부 높이가 거의 1m가 넘는 경우들도 많다.
예전에는 콘크리트로 바닥 판을 타설할 때 그 안에 나중에 천장을 매달 수 있는 일정의 너트를 함께 묻어서 고정하기도 했었고,
그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공성이 좋지 않아서 나중에는 콘크리트 슬래브가 완성된 이후에 드릴로 구멍을 일정 간격 뚫고 앵커 너트를 박아서 (셋트앙카라고 현장에서 부른다) 그곳에 달대 볼트(전산 볼트라 부른다) 길게 드리우고, 달대 볼트 하부에 하드웨어를 연결하여 가로 세로축으로 bar를 매다는 형식이다.
천장 슬래브가 금속재일 경우 ( 데크플레이트라 부른다) 금속판 단면에 홈을 만들어서 하부에서 달대 볼트를 연결하기 쉽게 만든 예도 있다.
이 모든 방식은 기본적으로 달 대 볼트라고 불리는 구조가 상부 슬라브에 단단하게 고정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고안되었는데,
정작 달대 볼트에 매달리는 가로세로로 연결되는 bar 타입 부재가 부실하게 연결될 수 있다.
결국, 비용에 의해 부재가 결정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어떤 방식이든 최초 시공되었을 때는 크게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시설이 유지되는 과정에서 뭔가 추가로 조명을 매달거나 에어컨과 같은 중량물을 추가시공 하면서 주변에 보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무의미한 구조가 되기 쉽다.
결국, 건물관리자의 기술적인 감리와 시공사들의 섬세함에 따라 안정성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전체적으로 시공하는 회사와 무관하게,
나중에 부분적으로 이런저런 작업을 하는 회사들은 자신들이 지시받은 영역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작업 편의를 위해 여기저기 가로세로 질러진 bar들을 맘대로 절단하고 보강조치를 않고 지나간다는 말이다.
송도의 무기질 난연제가 떨어진 것도 단지 최초 시공사의 문제라고 단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초에 시공방법은 제대로 되었어도 나중에 누군가 추가 작업을 했다든지( 해당 작업장 주변에 뭔가 추가로 시설을 할 때 훼손된 부분에 보완작업을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단순하게 기존의 피복 위로 덧 뿜칠이 되어 엉성해진 바탕이 그대로 떨어질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다행히 뿜칠재는 보기와는 달리 스티로폼보다 조금 더 무거운 재질이고 강성이 높지 않아서 크게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하부에 차량이 있을 때는 차에 손상을 줄 것이다.
가끔 상업매장에서 천장에 크랙이 발생했는데 천장이 붕괴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구조에 문제가 생겨 천장에 쳐짐이 생기면 당연히 크렉이 먼저 생길 것이고,
그게 아니라 누군가 천장 속에서 작업하면서 잘못 발을 디뎌서 부분적으로 석고보드의 연결부에 크랙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후자도 제대로 보완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시공을 하는 처지에서는 전체적인 천장의 컨디션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고,
이 상황을 잘 알고 정확한 지시를 해야 하는 것은 건물의 유지관리를 하는 담당 부서에서 책임이 있는데,
정작 그 담당 부서의 담당은 중간에 바뀌었거나 아니면 다소 비전문적이라 내용을 잘 파악 못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시공하는 자, 관리하는 자가 서로가 잘 알고 있겠거니 하고 지레짐작하며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시공자가 이건 좀 보완공사가 있어야 하는데, 하고 조언을 하면 당연히 예상 못 했던 추가 비용이 발생하니까 이전에도 괜찮았으니 그냥 하라고 관리자가 우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이런 문제도 파고들면 비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
발주처에서 추가로 비용 지급을 하는 상황을 피하다 보니 발생한다.
근본을 따지고 올라가 보면 총책임자가 비용을 책임지려고 하지 않고 누군가가 알아서 공짜로 부담하기를 바라는 구조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