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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능선오름 Apr 30. 2024

건축이 말을 거네 51

건축은 정치인가? 정치구나!

건축이 말을 거네 51     


건축은 정치인가? 정치구나!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건축은 정치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특히 고대에서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인류의 과제였던 바, 먹고살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일치의 사회가 발달하였고 그 여파로 종교적인 목적에 의해 거대 건축물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의 시작에서, 고대 이집트 고왕조 시대에서부터 ‘건축’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이 비롯하였다고 하지만 이제는 그보다 더 오랜 시기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지구라트가 형성되었음을 알고 있다.     

“어도비(adobe)는 모래, 찰흙, 물로, 또 특정한 종류의 섬유나 유기 물질로 만들어진 천연 건물용 재료이다. 이러한 재료를 가지고 건축가들은 어도비 벽돌을 구성한다. 어도비는 스페인어로 흙벽돌을 뜻한다. 미국 남서부와 같은 스페인어 문화유산의 일부 영어권 지역에서는 이 용어가 모든 종류의 흙 건축물이나 푸에블로 부흥(Pueblo Revival) 또는 영토 부흥(Territorial Revival)과 같은 다양한 건축 스타일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대부분의 어도비 건물은 겉모습이 속대 및 받힌 흙 건물과 유사하다. 어도비는 최초의 건축 자재 중 하나이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다.     

어도비 구조는 기원전 5,1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키백과     


현대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뷰어의 대명사 격인 adobe·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유적지 괴베클리 테페는 그보다도 훨씬 오래전에 대형 건축물이 존재하였음을 증명하게 되었다.

“ 2010년 발표된 결과로는 가장 오래된 부분이 기원전 9675년 무렵이다. 한마디로 말해 이 구조물은 약 1만 1700년 전에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렇다면 토기 없는 신석기시대(PPNA)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5] 이 정도 크기의 인공 구조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6] 대표적인 대규모 고(古) 유적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이기도 한 기자의 대피라미드가 대략 기원전 2000-2700년 무렵 건설된 유적인데 괴베클리 테페는 이 시기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단순 계산으로 따져도 피라미드가 지어진 시기와 현대까지의 기간(4천 년)보다, 괴베클리 테페가 지어지고 피라미드가 지어지기까지의 기간(7천 년)이 3천 년이나 더 길다. 심지어 최초의 문명 도시라고 하는 수메르 문명보다도 앞선 것이다.”

즉. 역사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더 오랜, 우리가 모르는 문명이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구석기시대에 괴베클리 테페가 형성되었고,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서야 지구라트 문명이 형성된 셈이니 간극이 꽤 크다.     

무엇보다 그런 문명의 산물들은 대개 신권, 왕권과 밀접한 것임도 알 수 있다.

특히 괴베클리 테페의 시대에 국가가 존재했는가?라는 것은 고인류학이나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의 머리를 꽤 아프게 만드는 것이다.

튀르키예 괴베클리 테페

각설하고, 그 머나먼 중근동 지방을 떠나 당장 현실의 우리나라를 보아도 그렇다.

정권이 바뀌거나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뭔가 큰 구조의 건물 혹은 토목공사가 시작되고,

그런 구조물은 대개 다시 정권이 바뀌면 욕을 먹거나 청문회를 하게 되어있다.

대부분이 그러하다.

‘예산’이라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기반으로 공공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에 필요한 비용을 예측하는 것인데, 다른 나라는 모르겠고 우리나라의 예산은 정말로 공공연하게 헛되게 쓰이는 곳이 많다고 보인다.     

개인적으론 정치에 관심이 없고, 그저 내 앞에 산적한 일거리 치우기만도 바쁘다.

그러나 다수의 국민이 내는 세금이, 전문성이라곤 없는 책상머리 정책수립자들에 의해 마구잡이로 선정이 된다는 점도 불쾌한데, 그게 심지어 문제점을 알면서도 암암리에 세금 나눠 먹기 식으로 아직도 운용되는 부분에 있어서 너무나 한심하다.

서구의 국가들도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한 이후에 이런 일들이 적지 않았고, 스웨덴은 그에 대한 시민의 역할을 ‘옴부즈만(Ombudsman)’을 도입하여 전문분야의 시민감시와 정책검토를 하도록 정하였고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이른바 북유럽의 복지 국가들은 활발하게 옴부즈만을 적용한다.

아마도 그 때문에 정책기관이나 기타 관련 공무원직에서는 불법 탈법 같은 게 어려워진 여파가 생겼는지, 해당 국가에서는 그런 자리에 취직하는 것이 그다지 매력이 없다고들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은 내게 유리하고 이익을 주는 방향을 선택하는 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맞으니까.

     

대체 왜 6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멀쩡한 공공시설을 뒤엎는지, 그토록 화려한 비전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왜 흉물로 방치되다가 엄청난 철거비용을 들여서 없애고 다른 흉물 후보를 또 만들어 내는 것인지 일반 국민은 알 수도 알 바도 없다.

참으로 우스운 것이, 나는 우주의 모퉁이를 떠도는 우주먼지 정도의 위치에 있는 건축업을 하고 있지만도 길거리에 나서기만 해도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진행 중인, 세금을 허공에 증발시키는 흉물들이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원인과 그 원류와 거기 얽힌 사연은 알 바 없으나 어쨌든 그게 자치단체장 개인의 주머니에서 나오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여러 번 정권이 이리저리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어찌 바뀐다 해도 현실에서 일 처리를 하는 하부 조직은 그대로이니까.

윗선에서 제아무리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좀 더 공공복리를 위하여 뭔가를 하고자 해도 그건 결국 탁상행정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한강에서 자전거 도로를 타다 보면 양화지구에 붉은색의 컨테이너 편의점이 있다.

앞에는 파라솔과 간이의자가 놓여있고 나도 가끔 그곳에서 음료를 사서 마시기도 하는데,

라면 찌꺼기 통과 쓰레기통을 전면에 내놓아서 여름에는 파리가 들끓지만, 그곳이 주변의 유일한 편의점이니 그냥 사람들이 참고 먹고 마신다.

그런데 그 컨테이너 뒤편에 보면 그럴듯한 모습의 철제 건물이 있다.

그 건물이 세워진 것이 2021년인데, 아마도 편의점 개선사업 차원에서 서울시에서 조성하였을 것이다.

한데 지금까지 그곳은 그냥 텅 빈 상태다.

건물 앞 공터에 흉물스러운 컨테이너 4개가 가로세로 놓여 마치 공사장 매점 같은 형상으로 3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대각선으로 100m가 채 안 되는 곳에는 한강 사업소가 떡하니 존재한다.

대체 이들은 무슨 관계여서 이토록, 오랜 기간을 세금을 들여 만든 시설을 내버려 두는 것일까?

대체 언제까지 내버려 둘 생각인 걸까?

철제로 만든 데다 장마 때 범람을 고려하여 물 위에 뜨는 구조로 만든 것 같은 구조물은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생태에서 이제 슬슬 녹이 슬어가는데 말이다.

그곳 말고도 한강 공원과 자전거 도로에는 그렇게 이름도 존재감도 없이 방치되다가 사라지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그 때문에 가끔 ‘ 아, 저들은 어쨌거나 예산을 미리 타 놓고 그다음에 어떤 식으로 분배를 해서 소모해야 하는 가를 결정하나 보다’라는 생각을 한다.               

서울시 '한강 편의점' 소송 이겨 61억 원 받는다 (hankookilbo.com)

대체 왜 윗 뉴스에 나오는 담당 공무원들은 무려 1년간 '무단영업' 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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