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s
시장을 거닐었다.
아니, 사실은 시장의 흐름에 휘말렸다.
전통시장이라 부르면 뭔가 고풍스러운 느낌이지만, 재래시장이라 부르면 어딘지 시대에 뒤처진 데다 뒤쳐진 느낌이다.
기차시간을 기다리는 김에.
그냥 멀거니 역사에 서성이기도 그래서.
그렇게 발을 디딘 시장 길은 굉장히 난폭했다.
두 사람이 교행 하기도 어려운 정도로 가게 밖에 쌓인 상품들.
때문에 누군가 멈춰서 진열대를 훑기라도 하면 연달아 그 뒤를 걸어오던 사람들은 꼼짝없이 제자리에 섯. 이 되는 것이다.
많이 늘어놓고 많이 팔고 싶은 게 상인의 마음이겠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비좁아진 통로는 어지간하면 발을 들이기도 어려워서, 오히려 들어선 사람조차 등 떠밀리다시피 빠져나올 마음부터 생기게 된다.
주변을 보니 모두가 뭔지 모를 목적지를 향해 칙칙폭폭 기차놀이라도 하듯 밀고 밀리며 앞으로만 간다.
상점들은 상품들만 잔뜩 쟁여놓고 정작 상인들도 지나는 인파를 구경만 하는 형국이다.
어차피 살 사람은 살 거라는 마음인가.
발길을 돌리기도 힘겨워 거의 강제로 삼십 분 정도를 떠밀려 다시 기차역 광장으로 돌아왔다.
그 비좁은 길을 누군가는 자전거를 끌고 또 누군가는 자전거에 올라 발 스침을 어정거리며, 또 누군가는 노점상과 수인사를 나누고 또 전봇대 밑에는 노숙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넋을 놓고 웅크려있고.
뭔지 모르지만 순식간에 대혼란의 한가운데 떨어진 느낌이었다.
그 삼십여분 동안 누군가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는 목격하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거기 시장은 왜 그리 복잡했을까.
시장길을 그득 메웠고 지금도 메우고 있을 그 군중들은 대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