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로맨스
전철 맞은편 자리에 두 노인이 앉아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 분 다 얼추 팔십은 넘어 보인다. 할아버지가 좀 더 연세가 있으신지 계속 혀를 날름거리시며 ㅡ 나이가 들면 침이 말라서 그런걸로 안다 ㅡ 주변을 돌아보시는데 약간의 치매끼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민망할 정도로 할머니 얼굴울 뚫어져라 쳐다본다.
할머니가 고개를 좌우로 저어도 꼼짝도 않고 할머니의 얼굴을 바라본다.
놀랍게도 흰머리에 지팡이를 든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보고 살짝 윙크를 했다.
그랬더니 그제야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얌전히 정면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놀랍고 재미있고 한편 가슴 아린 정경이었다.
저분들에게도 장편 소설 몇 권은 씀직한 시절들이 있었겠지.
문득 가슴이 아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