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살상 수학무기
대량살상수학무기
독후감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는 두 가지 상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코믹 소설’ 두 번째로 ‘SF 소설’ 이 아닌가 하고.
돌이켜보면 대다수 중. 고등학교 시절 수학이란 거의 ‘죽음’에 가까운 과목이었으니까.
좀 과장된? 제목의 청춘 소설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두 번째는 뭔가 수학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살상무기? 예컨대 핵무기 같은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닌가 했었다.
읽어보니, 그건 아니었다.
수학자 출신의 작가가 교단에서, 그리고 실무에서 수학적 통계와 알고리즘이 얼마나 많은 폐해를 끼치고 있는지 미국의 사례를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수학을 어지간히 싫어하던 내가 읽기에도 꽤 괜찮은, 경제 뉴스 같은 글 풀림이 괜찮다.
사례와, 그것으로 밝혀지는 오류들과 치명적 일 수 있는 ‘빅데이터’의 단점들을 낱낱이 짚어가는 과정은 추리소설처럼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수학을 너무나도 싫어하지만, 공교롭게도 군대도 포병으로 가는 바람에 군대에 가서 그 싫은 로그함수를 외우고, 삼각함수를 배우고, 기하학을 다시 배우는 불운?을 겪은지라 수학이 싫어도 실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 임은 알고 있다.
이과 중에서 가장 수학적이지 않은 건축을 전공해도, 기본 산수는 알아야 건축을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빅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이용한 각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들이 흥미로운 것은 일상에서 접하는 ‘통계 수학’ 에게 거의 매일 당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공감이 간다.
누가 내 허락도 없이 저희들 맘대로 신용점수를 매기고 그걸 또 열심히 통보하는 건가?
저희들끼리 정한 신용점수를 저희들 맘대로 찾아보고 거기에 맞는 대출조건을 과잉 친절하게 내게 제공하는 건가?
여기서 ‘신용정보’는 결국 강력한 무기가 된다.
게다가 최초 조건을 편향적이거나 부족하게 코딩한 분류방법들은 멀쩡한 사람들을 계급도를 만들어서 사회적인 계층도를 만드는 거다.
인도에서 적용되었다던 ‘카스트 제도’에 다름 아니다.
과거에는 정보를 독점한 사람들이 비밀리에 정보를 이용하여 돈을 벌어서 부를 축적했다.
그리고 현대의 부자들은 대량정보를 가지고 마구 서열을 정하고,
그 정해진 서열을 이용해 수많은 빈곤층에 고리의 이자놀이로 돈을 번다.
대충 이런 내용들이 기록되어 나오고, 그 알고리즘의 허술함에 놀란다.
절반쯤 책을 읽으면서 조바심이 생기게 되었었다.
저자가 ‘왜’ 책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 공감하고,
저자가 기술하고 나열하는 잘못된 사례들에 충분히 공감을 느끼고 함께 걱정을 하게 되는데,
대체 이 글의 결론은 어떤 방향으로 제시될 것인가? 그게 가능한가?
저자와 같은 소수의 양심적인 수학자들은 과연 이 디스토피아적으로 치닫는 정보사회에 대해서 어떤 대안을 보여줄 수 있을까?
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 나니 좀 한숨이 나오긴 했다.
아마도...라고 짐작했던 대로의 결론이라.
‘이러저러하므로 우리는 경각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수학을 수단으로 쓰는 거인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격인데.
뭐 아무 힘도 없고 꼴 보기 싫은 신용회사에게 잘 보이려고 애써야 하는 소시민 입장에서는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도.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의미에서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