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위의 단상

땡볕에 자전거를 타는 행위에 대하여

by 능선오름


가능하면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려고 애쓰는 편이다.

2020년도 봄에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 우연히 접한 접이식 미니벨로를 타기 시작했었으니,

그리 라이딩 기간이 긴 것은 아니다.

게다가 그전에 자전거를 타본 것이라야 기어도 없고 브레이크도 드럼브레이크로 된 전설의 고물 자전거를 고등학교 시절에 탔던 것이 전부이니, 변속기어 자전거조차 처음이었던 셈이다.


딱히 운동을 지속해 온 것도 없었고, 자전거에 로망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 그야말로 ‘자린이’로 불릴법한 정도의 경력으로 무작정 자전거 타기에 뛰어든 셈이다.

게다가 몸뚱이는 이미 중년을 넘어서 노년으로 치닫는 시기에 자전거라니.

그래서 흔히 로드라고 불리는 사이클 은 언감생심, 그런 속도와 형태에 적응할 자신도 없거니와 쫄쫄이라 불리는 빕숏을 입고 배 불뚝 아재가 타는 모양새도 거부감이 들어서 아예 고려사항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보통 중년층이 많이 타는 MTB 같은 경우도 이른바 ‘산악’ 자전거를 한강에서 타는데 거부감도 있고, 무엇보다 덩치 큰 자전거에 자신이 없어서 미니벨로를 선택한 것이었다.

7ridge2-전체 사진-44552833379.jpg


그렇게 간간히 차 트렁크에서 자전거를 꺼내 틈이 날 때마다 이러구러 타보기도 하고,

자전거 관련 카페를 통해서 이런저런 코스들에 대한 정보도 얻으면서 항속 거리를 늘려왔다.

남들보다 한참 ‘뒤늦게’ 시작했으니 속도는 못 올려도 거리를 늘리자는 생각에 천천히 오래 타기를 습관화하려고 애썼다.

자전거 위와 아래의 높이 차이라야 고작 몇 십 센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두 바퀴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사뭇 눈높이가 다르다.

눈에 띄지 않던 한강 자전거 도로 주변의 자연들도 눈에 들어오고, 한강을 거니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온다.

‘잘’은 못 타지만 ‘꾸준히’ ‘열심히’는 타다 보니 계절에도 구애를 덜 받고 라이딩을 하는 편이다.

한 여름 장맛비를 맞으면서도 우비를 입고 타고, 때로는 우비가 없어서 철철 내리는 비를 흠뻑 젖어가면서도 타고.

봄가을에는 하루하루 바뀌는 한강 자전거 도로의 형형색색 변화에 감탄하면서 타고.

한 겨울에 눈이 하얗게 내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없을 때도 천천히 타며 설경을 감상하고,

도로는 말짱하지만 영하의 날씨가 엄혹한 상황에서 머리와 고글과 버프에 하얗게 김이 서리면서도 타다 보면 헬멧 위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곤 했다.

손발과 가슴부위가 맞바람에 얼얼해 가는데 등판에서는 땀이 흐르는 묘한 느낌.

be02b58452ecc.jpg


요즘 같은 날씨에는 마구 페달을 밟아도 맞바람으로 거의 스팀 같은 훈기가 덮쳐오니 방법이 없다.

땀이 헬멧에서 흘러내려 눈이 따갑기도 하고, 옷이 닿는 부분에는 땀띠가 돋기도 한다.

그야말로 사막을 홀로 라이딩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헉헉대며 무작적 페달을 돌리다 보면,

이 날씨에 뭐 하는 짓인가 현타가 오기도 한다.

견디다 못해 아리수 수도꼭지에 팔에 두른 팔토시라도 적셔서 타면 그나마 잠깐은 시원하긴 한데, 몇 분 안 되어 다 말라버릴 정도로 덥다.

체온을 따로 재보진 않았으나, 훈훈하기 짝이 없는 대기에 크게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리 차이가 없을 것이다.


엄혹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더운 날씨에 설렁설렁 자전거를 타다 보면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많은 ‘기인’들을 만난다.

아예 ‘팬티’라 부를 법한 짤막한 반바지 하나만 입고, 상체를 훌러덩 한 상태로 땡볕을 온전히 받아내는 용자들이 있다.

피부는 원래 흑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새카맣게 타서 이유를 짐작한다만, 오히려 안 더운가?

피부가 심하게 타면 피부각질이 벗겨져 보기 싫은 데다 물집까지 생기는 나로서는 부러운 일이다.

음.. 그러나 몸매들이 보기 좋은 정도는 아니고.

아마도 여성 라이더들이 보면 흉하긴 할 것인데, 워낙 색상이 짙어서 나도 처음에는 초콜릿색 상의를 입고 있는 줄 알았으니까.

ca67f9fe085d4.jpeg


그러면 왜 대체 인적도 드물고 바람도 거의 없으며 그늘도 거의 안 보이는 한낮에 열기가 훅훅 올라오는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가?

나 스스로도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으나, 딱 한마디로 요약할 수 없다.


“자전거 타는 즐거움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존 F 케네디 (미국의 전 대통령)

“지폐 한 장만 건네면 자전거를 간단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만 내가 얼마나 대단한 물건을 소유했는지 깨닫는 데는 평생이 걸려도 부족하다 “

– 장 폴 샤르트르 (프랑스의 철학자인자 소설가, 극작가)

“아홉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 나는 대체로 자전거를 타면서 휴일을 보냈다. 이것은 내가 받은 최고의 교육이었으며 학교교육보다 훨씬 더 좋았다. 여행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욱 훌륭한 시민이 된다. 자국의 시민은 물론 세계의 시민이 된다.” ”

–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의 전 대통령)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다. 균형을 유지하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과학자)

unnamed (1).jpg

“자전거를 사라. 살아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마크 트웨인 (미국의 소설가)

“천국에는 자전거길이 아주 많을 것이다”

– H G 웰스 (영국의 작가)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어른을 보면서 인류의 미래가 비관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H G 웰스 (영국의 작가)

“자전거를 타면 그 지역의 지리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 힘들여 언덕을 오르고 내리막을 질주해 보라.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보다 그 지역을 더 정확히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미국의 작가)

“진실은 아프다. 안장이 없는 자전거에 오르는 일만큼 아프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아프다”

– 레슬리 닐슨 (캐나다 출신 미국 영화배우-총알탄 사나이)

“자전거 핸들 저편에 바로 세상이 있다”

Daniel Behrman ( 작가. ‘자전거를 사랑한 사람’의 저자)

“자전거는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결코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다”

– 이반 일리히 (20세기 사상가)

“자전거 타기는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다 “

– 펠리체 지몬디 (이탈리아 자전거 챔피언)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데 성공한 여성은 인생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 프랑닛스 윌라드 (여성참정권 운동가)


“기분이 울적할 때, 암울해지는 날, 일이 단조로워질 때, 거의 희망이 없어 보일 때, 자전거에 올라 거리를 달리기 위해 나가 보라.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오직 자전거 타는 것만 생각하라.”

OIP.jpeg

-코난 도일 (셜록 홈스 시리즈의 작가. 자전거 애호가)

“언젠가 우리 모두의 사유재산이 한대의 자전거로 집약할 때가 오리라! 모든 기쁨과 건강, 열정, 젊음의 원천인 자전거… 이 영원한 인간의 친구에게로 말이다”

– 모리스 르블랑 (괴도루팡의 작가)

“자전거를 타고 또 타고 또 타시오”

– 파우스토 코피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자전거 챔피언)

(어떻게 그런 위대한 챔피언이 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자전거 타며 다리가 아파올 때 나는 내 다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닥치고 돌리기나 해”(Shut up Legs!)

-옌스 보이트(Jens Voigt)

(옌스 보이트의 자전거에는 “Shut up Legs!” 문구가 적혀있다고 합니다)

“돈 들여 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하지 말고, 타서 업그레이드하라”

– 에디 메르크스 (Eddy Merckx): 벨기에의 사이클 선수, 별명이 ‘식인종’

은퇴 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의 자전거를 만들어 세계적인 사이클 명가로 자리 잡음

(1964년부터 1974년까지 1800여 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525회 우승)

“자전거에는 벽이 없다”

-Paul Cornish (미국의 자전거 선수)

“신은 인간이 힘든 인생길에서 수고와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도구로 자전거를 만들었다”

(기살로의 마돈나 Madonna del Ghisallo’ 성당에 있는 파우스토 코피의 흉상에 새겨진 글)

“자전거를 타고 느긋하게 즐기는 것만큼 가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절대로 없다.”

Tom Kunich (자전거 선수)

“세계 최정상급 대회에서는 장비의 차이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 그러나 처음 시작할 때는 장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렉 르몽드 (투르 드 프랑스의 3회 우승자 한 미국의 사이클 선수)


자탄풍_사진_20240501_3.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두 바퀴 위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