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위의 단상

창궐

by 능선오름

좀비영화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인체를 너저분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고, 총 혹은 흉기에 맞아 너덜거리면서도 죽지 않고 우에에~ 기성을 지르며 비틀거리는 모양새를 영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더구나, 이과적인 논리에 의하면 이상한 논리가 많다.

좀비에 물린다 -> 감염된다 -> 감염되면 좀비가 된다 -> 같은 좀비끼리는 물지도 먹지도 않는다 -> 다 좀비가 되면 좀비는 뭘 먹고살지?

그런데.

싫어해서 좀비류 영화는 안 보는 편인데.


요즘에는 살아있는 ‘폰비’가 창궐한다.

AI로 손에 들고 있는 휴대전화만 삭제하면 영락없는 좀비다.

모두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상대편에 무엇이 오건 상관없이 비틀비틀...

부딪쳐도 말없이 계속 휴대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곤 비틀거리며 비켜가는.

‘폰비’가 창궐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건 뭐 애나 어른이나 상관이 없다.

보행자 다수가 폰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고, 일부 운전자들도 그러하니까.

소위 ‘개취’라곤 하지만 좀 심하다.

전철 안에서, 버스 안에서 보는 거야 어떤가.

그러나 그게 아니라 걸으면서 보니까 문제인데,

별것도 아닌 쇼츠 같은 걸 걸으면서 보니까 앞을 안 본다.

어떡하나.

이 폰비들이 점점 늘어나는 거 같은데.

폰비 퇴치구 같은 거라도 발명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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