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퀴 위의 단상

개 짖는 소리

by 능선오름


요즘 일 때문에 자가운전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성상 시도 때도 없이 정체구간이 많으니, 라디오를 듣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어졌다.

짧게 운행하는 구간에서는 주로 YTN을 들었었는데, 그날의 주요 뉴스 같은 것을 흘려가며 듣는 편이다.

그런데 운행 시간이 길어지니 뉴스 방송을 듣기가 거북하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했지만, 티브이 뉴스도 그렇고 대개의 뉴스에는 일단 정치가 나온다.

그리고 그 정치판 토론은 늘 그래왔지만 진부하다.

여, 야. 양당 체제의 날 선 비판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티브이 보다 라디오는 오디오에 집중하다 보니 패널들의 발언이 더 잘 들린다.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며, 원색적인 어휘를 사용하며, 때로는 아이들도 어리둥절할 정도의 수준으로 까대기를 해대니 듣기가 거북하다.

그건 정말 News 가 아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Olds 다.

지난 일들에 대해 진부한 물어뜯기를 서로 하고 있다.


이른바,

‘ 나는 잘했다. 그런데 너는 못한다. 나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그런데 너는 사기를 친다 ’

대충 이런 논조의 토론 아닌 개싸움이 즐비하다.

사회자는 그런 개싸움을 부추기며 얼추 장단을 맞춰주고.

이런 뉴스들을 잇달아 듣다 보면 정말 피곤해진다.

그들의 말 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외줄에 선 아슬아슬한 상태다.

국민,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안중에도 없다.

대체로 선량들을 골라 까대기를 하거나, 임명을 받은 공무원 까대기를 하던가,

범죄로 들어가 있는 사람들을 까대기 하거나 혹은 옹호하거나.

너무나. 너무나 고루하고 창피한 어른들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라는 듣보잡 지위로 불리는 게 더 우습다.

‘사회지도층’ 은 뭔가.

그들이 사회를 가르치고 모범이라도 보인다는 이야기 인가.

가방끈 길고 그럴싸한 직책과 직업에 올랐었으니 ‘지도층’이라는 건가.

하는 짓은 시정잡배들만 못하고, 말하는 본새는 시정잡배들보다 더 한데.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도 그러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도’는 국민들이 해왔다.

말없이, 조용하게 나라를 지키려고 애써온 수많은 무명의 군중들이 해왔다.

거기에 대고 이름 몇 자, 방송에 얼굴 좀 탔다고 근본도 없고 근거도 없는 말들을 늘어놓는 뉴스는 정말 듣기 힘겹다.

방송이라는 게 자극적이어야 청취자를 모은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편성된 시간대이고, 어차피 말 말곤 보여줄 게 없으니 나오는 대로 떠드는 건가.

대개의 뉴스 절반은 정치 이야기이고 나머지가 경제, 사회, 문화 정도 되는데 사건사고에서도 자극적으로, 우리나라 전반의 문제가 아닌 부분들을 확대 재생산해서 물어뜯는 것.

그것이 과연 뉴스일까.

이른바 K 컬처가 세계에 널리 알려진 요즘이라고 하지만,

뉴스에는 늘 비관과 비난과 대립이 넘쳐난다.

그것도 K 컬처이긴 한 건가.


물론 외국 뉴스라고 다르진 않다.

그렇다고 매일 수 시간 단위로 똑같은 내용의 물어뜯기를 반복해서 강제 청취해야 하는 청취자는 괴롭다.

차라리 막간에 등장하는 광고가 더 반가울 지경이다.

뉴스라는 곳에 나와서 정말 사실도 아닌, 본인만의 소신 혹은 옹고집을 내세워 악다구니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국가를 경영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현실이 아찔하다.

그들끼리 얼마나 뛰어나게 업무를 하는지 나는 본 일이 없다.

그러하므로 실제로 그들이 얼마나 뛰어난 역량과 양심을 가지고 일상을 보내는지 나는 역시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공공연한 방송 뉴스에 나와서 얼마나 쓸데없는 소리들을 늘어놓는지 정도는 안다.

역으로, 저렇게 공개된 자리에서도 억지들을 쓰고 서로 물어뜯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 인들이나 부하직원들에게 그리 잘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 예전에 어딘가에서 본 통계.

가장 장수하는 직업군이 정치인이라는 말이 틀린 게 아닌가 보다.

되는 소리든 되지 않는 소리든 하고 싶은 대로 사방에 떠들어대는 멘털이니 건강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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