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것들과의 이별
한때 무려 열두 개의 어항을 관리한 적이 있었다.
사연 없는 인연이 있을까.
이런저런 인연으로 물고기들을 키우다 보니 그렇게 늘어나 있었다.
물고기들의 수명은 길지 않다.
열두 개의 어항에서는 매일 죽은 물고기가 떠올랐고 나는 그 죽음들을 정리해야 했다.
그렇게 지내다가 모든 어항을 무료로 분양했다.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들은 많고, 어항까지 무료로 준다 하니 거실은 순식간에 텅 비었다.
매일 먹이를 주고 때로 새끼를 낳아 커가는 것을 보던 여유로움을 걷어내고 나니 차라리 홀가분해졌다.
그 이후로도 반려 동물을 가능한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
삶이 짧은 살아있는 것들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살면서 살아가는 생명들과 얽은 인연은 결국 찬란할 수 없는 죽음을 목도하는 것과 같다.
떠나보내는 일이 많아지면 더는 인연을 맺고 싶지 않게 된다.
차라리, 모르는 곳에서 죽어가는 것들까진 내가 알 수 없지만 눈앞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는 것은 실로 괴로운 일이다.
헛되고 헛되니 헛되도다 라는 전도서적 문장이 아니어도 생명은 필멸이니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현실의 삶의 무게가 실은 공기처럼 가볍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어찌해야 할까.
모든 욕심을 욕망을 다 내려놓고 하루하루 가벼운 삶에 집중해야 하는 건가.
피할 수 없으니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야 하는가.
알 수 없다.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