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 Sep 11. 2022

완벽한 사람이라는 착각

먼저, 이 글 첫머리를 읽는 워킹맘들이 너무 흥분하지 마시길 바라며.


나는 결혼 전 아주 이기적 이게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

'애 핑계대면서 직장 일 대충하고 부탁하는 사람은 진짜 별로야!'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3년의 육아휴직 후 난 지금 워킹맘이다. 그리고 과거에 내가 했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몸소 깨닫는다. 결혼 전에는 나도 꽤나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직장생활을 했다. 내 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일까지 자처해 가져왔고, 상사의 지시가 있었던 일은 밤을 지새워서라도 다음날 아침까지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러기 위한 야근과 새벽 출근은 내 선택사항이었고, 그건 누구라도 마땅히 그래야 할 일로 여겼다.


지금 나는 어떨까? 하루 종일 종종거리며 일해도 일은 그대로 쌓여있고, 야근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남편의 스케줄과 아이의 컨디션이 결정한다. 10분만 더 마무리하면 될 일인 줄 알면서도 칼퇴를 하고 어린이집으로 달려간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한 날엔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인 줄 알면서도 동료 직원에게 "미안한데~'로 시작해서 '고마워요'로 끝나는 장문의 카톡을 날려야 하기도 하고, 눈치를 보며 일찍 퇴근해야 하는 날도 있다.


 내가 일에 있어  같고 완벽한 사람이라는 착각 속에 살았는지도 모른다. 우물  개구리가 하늘을 보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체만원경을 만든 일류 과학자가 아니다.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있는 일을 하며, 워킹맘들도  누구나에 예외가 아니다.  놓고 일에만 전념할  있는 환경에 있다면 어떤 워킹맘이라도  잘할  있는  말이다.


그러니 젊은 후배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사소한 부탁을 하는 애엄마 선배들을 너무 미워하지 마시길. 직장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몇 걸음 더 앞서 걷는 그들의 모습이 미래의 내가 될 수도 있으니, 측은지심을 발휘하여 한두 번쯤 너그러이 이해해 주기를!




이전 05화 여자에게도 동굴은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