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랑, 하이텐션이라는 것은

by 오나

여행지에서 누군가의 에너지가 여행의 색감을 완전히 바꿔놓을 때가 있다. 베트남 나트랑에서의 사막 투어가 그랬다.


나트랑은 휴양지 이미지와 달리, 근교의 사막까지 이어지는 이색적인 코스로 유명하다. 사막을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드물기에, 우리는 여행 계획을 세우자마자 사막 투어를 가장 먼저 예약했다. 사막에서 펼쳐질 광활한 풍경을 기대하며 마음이 더 들떴다.


사막 투어는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이다. 이동 시간도 길어 만만치 않지만, 이 여행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이유는 가이드의 폭발적인 하이텐션 때문이었다.


첫 만남부터 그는 우리를 정신없이 휘몰아쳤다. 다양한 장소에 내려 사진을 찍어주는데, 마치 본인의 모든 에너지를 사진 한 장에 쏟아붓는 사람 같았다. ‘대박’, ‘예뻐’ 같은 한국어를 능청스럽게 외치며 우리를 계속 웃게 했다.


개인 사진도 많이 찍어줬지만, 특히 친구들과의 단체 사진은 지금 생각해도 놀라울 정도로 포즈와 구도가 다양했다. 우리끼리만 갔더라면 절대 남기지 못했을 장면들. 그래서인지 지금도 그날의 무이네 사막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그 가이드의 얼굴이 떠오른다.


투어가 끝났을 무렵, I 성향의 친구들은 그의 텐션에 기가 빨렸다며 몸져누웠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지치면서도 오히려 그의 에너지에서 힘을 얻었다.

그를 보며 문득 되물었다. 나는 내 일을 할 때 저렇게까지 즐겁게, 저렇게까지 온몸으로 해본 적이 있었나.


하이텐션이라는 것은 단순히 ‘에너지가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덜 쓰고, 어딘가에 더 쓰는—사람마다 각자의 방식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가 불어넣은 활기가 사막의 바람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머물렀다.


그래서 요즘은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환하게 만들 수 있는 나만의 텐션을 건넬 수 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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