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사람들은 낭만이 없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여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많다. 그중 나를 사색에 잠기게 한 말은 바로 낭만이다. 봄, 가을, 겨울도 각자의 매력이 있는데, 왜 사람들은 유독 여름을 낭만의 계절로 부를까. 그 물음은 한강 야외수영장에서 비롯됐다. 한강 개장 소식을 듣고 놀러 가기로 했을 때, 여름에 야외 수영장이라니 진짜 낭만 넘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강을 걸으며 답을 찾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햇살이다. 여름의 햇살은 다른 계절과 결이 다르다. 강렬한 태양은 세상을 유난히 반짝이게 한다. 나뭇잎은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 진한 녹음을 띠고, 강물 위 윤슬은 그 어느 보석보다도 빛난다. 피부에 내리쬐는 뜨거움마저도 살아있다는 확신을 주며, 시각적 찬란함은 낭만의 한 축을 세운다.
두 번째는 바다다. 여름의 바다는 그 자체로 완성된 낭만이다. 물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지만 물속으로 뛰어드는 순간 낭만은 한층 깊어진다. 그 안에서는 세상의 모든 소음은 사라지고 오직 나만이 존재하는 듯한 감각적 해방이 찾아온다. 이 자유로움이야말로 여름만의 낭만이 아닐까.
세 번째는 덧없음이다.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더위도, 유난히 길게만 느껴지는 낮시간도 결국 한순간일 뿐이다. 어느 날 갑자기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찾아온다. 그 짧고 강렬한 한순간을 붙잡으려 애쓰는 마음, 그것이 바로 낭만이다. 청춘 또한 그렇다. 불타오르는 순간은 금세 지나가지만, 그 붙잡으려는 마음 덕분에 찬란하다.
낭만은 붙잡히지 않기에 낭만이고, 흘러가기에 더 찬란하다.
여름의 향기, 밤의 공기, 수박과 복숭아 같은 계절의 과일들. 여름의 낭만은 아마 이런 곳곳에도 숨어 있을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 밤, 나는 계속 낭만을 붙잡으며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젊은 사람의 낭만에 대해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젊은 사람에게 낭만이 있느냐고요? 네, 저는 지금 여름밤을 살아내며 낭만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