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던 아무개 문뜩 뒤를 돌아보니,
이 세상 모든 것이 멈춰있더라.
깜빡이는 신호등에 빨라지는 구두굽 소리.
착각이구나 했다.
다시 뒤를 돌아보니, 세상이 또 멈춰있더라.
부스스 몸을 떨던 가로수 밑, 햇살은 쪼개지고 나뉘어 잡초들을 비췄다.
아무개는 깨달았다.
멈춰있는 것은 없더이다.
쉼 없이 약동하는 생명력을 두려워한 고집만 있을 뿐.
결국 밀려오는 고통을 견뎌내지 못한 후회만 있을 뿐.
행복을 보지 못하는 행복을 갈망하는 눈빛만 있을 뿐.
멈춰있는 것들아 슬퍼말라.
너의 앞날에도 언제나 피어나는 평안 있으니.
너의 그늘에도 언제나 희미한 촛불이 켜져 있으니.
너의 품에 눈 맞춰줄 아름다운 인연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