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하고 며칠이 지났다.
나의 분노를 받아주는 곳도
나의 슬픔을 알아주는 곳도
학교여야 했지만,
교권보호센터 상담사님의 말처럼 그곳은 이미 지옥이었다.
나의 분노와 슬픔을 알아주는 곳은
불특정다수의 독자가 존재하는 글쓰기 플랫폼이 되었다.
작가신청이 통과되고 나는 한동안 글쓰기에 몰입했다.
'고통은 기록되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집착이 생긴 거다.
글은 분노한 만큼, 슬픈 만큼 잘 써졌고(양으로 승부했던 지난날..)
나를 치료하는 연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연재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잠깐
제삼자의 일처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정말 잠깐이었지만)
모든 글을 연재한 후, 모두 발행 취소를 눌렀다.
내 글을 보던 분들께 예의가 아니란 생각도 했지만
더 담백하고 정제된 글을 쓰고 싶었다.
아니면 더 가벼운 글을.
복직을 하고 매거진으로 옮겨와
순간의 생각으로 짧을 글을 써 버릇하니 마음도 편했다.
이전의 글에는 분노의 대상에 대한 혐오가 녹아 있어 독자의 마음으로 읽으면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일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주로 쓰는 수식어들, 비슷한 문장구조들이
어딘지 식상하게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힘든 기간 동안 책을 별로 읽지 않았다.
책을 읽는 내내 끼어드는 잡념들이 날 괴롭혔다.
한동안 떨어진 독서력은 한정된 어휘와 표현으로 드러났다.
글쓰기가 전부가 아닌데.
내 안의 감정을 토해내기 바빠 다독의 타이틀을 놓쳤다.
누가 뭐래도 나는 다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글쓰기가 전부는 아니니까.
오늘은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