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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Sep 22. 2022

캘리포니아에서 부동산을 하면서(1)

결단과 용기

주위엔 네바다주로 가신분이 계시는가 하면, 얼마 되면 텍사스주로 떠나시는 분들이 계시고 아이다호주로 이사 가시는 분도 계신다.


이민 와서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힘드셨을 텐데 또 움직이느냐의 눈빛에 고향(한국)을 떠나 여기서 오랫동안 제이의 고향을 만들어 왔는데 또 옮기는 게 뭐 그리 대수 로우냐 하신다.


몇 달 전에 이곳의 집을 정리하고 캔자스주로 이사 간 두 아들을 가진 젊은 부부는 어떻게 되겠지요 말했다.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척척 이사 준비를 하면서 떠나는 날 내가 가져간 피차를 점심으로 하고는 산호세를 떠났다.


오래전에 잡지 기사로 있을 때이었다. 그때 목격한 일이 내 인생에 두고 큰 영향을 주었다. 인터뷰를 하는 중이었는데 급히 회장님의 사인이 필요하다며 직원 한분이 회장실로 들어왔다.


한동안 곰곰이 생각한 후에나 결제를 할 줄 알았건만, 회장님 은서류를 휙 눈으로 읽어보고 결제를 하기까지 단 일분도 소모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결정사항 내용이야 사전에 의논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그는 “음” 한마디의 음성을 내고는 시헌스럽게 사인을 하셨던 것이다. 내가 놀라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그는 “예스” 와 “노”는 분명히 간결이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패가 따르는 것이지만 실패를 각오하고 결단하는 결단이야말로 성공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훗날 성공한 사람들에게 볼 수 있는 점이 바로 이 결단력이었고, 또 결단하기까지 힘이 된 것은 그들이 가진 용기이었다.


훨씬 그 전의 일이다. 회사 사원으로 일을 했을 때의 일이다. 나의 하루 일하는 시간과 매니저들의 일하는 시간을 비교해 보았다. 나보다 짧은 일을 하며 나보다 긴 점심시간을 갖는 그들이 어째서 나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 건지 이해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세월이 흘러서는 결단과 용기는 누구나 다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결단력도 운동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되듯이 결단을 자주해 보면 결단이라는 근육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변화의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인내심을 미덕으로 높이 칭찬하는 우리 주변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한 군데서 참고 인내하라고.


한번 해 볼까? 전망이 보이는 일도 만에 하나 아니면 어쩌나 하여 그만두고 만다. 안전이 제일이라는 안전주의이다. 상상 이외로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겁이 많다. 이것저것 따지다 볼일 다 본다. 특히 비즈니스를 주고 팔 때 생겨난다.


너무 깊이 생각해도 탈이다. 깊이 생각하는 것은 음식을 너무 먹어 탈이 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싶다. 위험은 언제나 따른다. 실패도 따른다. 결단력이란 이러한 위험과 실패를 각오하고 새로운 변화를 갖겠다는 용기이다.


길은 반드시 두 갈래만은 아니다. 길을 가다 보면 처음 걷기 시작했을 때 보이지 않던 갈래길이 여기저기에 펼쳐있음을 보게 된다. 뒤돌아 가기엔 이미 늦어 어느 한 길을 선택할 때가 있다. 좁은 길이던, 꾸불한 길이던, 곧바른 길이던, 길목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 업자들은 이러한 길목 가운데 서 있는 자영업자이다. 나는 영광스럽게도 이런 길목에, 떠나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를 결단과 용기의 주인공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들은 떠나면서 나에게 “척” 하고 모래주머니를 던지듯 무거운 용기 주머니를 던져주고는 제각기 갈 길을 떠난다. 네바다주로, 텍사스 주로, 그리고 아이다호주로 갈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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