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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Nov 06. 2022

나의 첫 세일

엘카미노 상가를 들릴 기회가 모처럼 있었다. 오후 1시 반쯤 되었고. 배도 무척 고파 두리번거리다가 남동생 친구가 경영하는 일본 식당이 보여 들렸다.


”어? 누나, 오랜만이에요,“


스시바 좌석을 가리키며 그곳에 앉으라고 하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좋은 동생을 둔 덕에 톡톡히 누나 대접을 받는다.


“누나, 한국식 회덮밥 해드릴까요?”


좋겠다며 생마늘은 빼고, 참기름은 쪼금만 넣으라고 부탁했다. 태권이는 열심히 손님들의 점심을 준비하며 부활절 전후의 일들을 재미있게 얘기해 주었다. 특히 금요일 저녁엔 금식을 하려고 큰 작정을 하고 있었는데 필립 녀석 하고 창세, 제인이 와서 저녁 늦도록 식당에서 놀다 갔다는 것이다.


태권이는 회덮밥을 푸짐하게 만들어 주었다. 반쯤 먹었을까? 그의 어머니가 주방 근처를 오고 가며 일하고 계시는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 창세 누나가 오셨어요.”


택권이의 어머니는 돈나물 무침이라시며 사기 종발에 듬뿍 담아오셨다. 무슨 나물이라고요? 여러 번 여쭤받는데 연거푸  돈 나물이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돌나물?돈나물?봄나물?)


태권이도 옆에서 무슨 나물이냐고 거 들었는데 돈나물인지돌나물인지봄나물인지 확실치 않았다 특이한 맛이었다 비름나물을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비름나물의 맛과 비슷했지만 이 나물은 바다향기를 품고있었다. 그 혀를 약간  쏘는듯한 식초와 참기름과 잘  뭍친 나물은 고추장으로 비벼 저 있었다 어머니 집은 언제 갈 일이 있느냐고 물으시는 태권이 어머니는 싱싱한 나물을 비닐봉지의 배가  투 욱 튀어나오도록 넣어주셨다. 살짝 대처 드시고 조금은 땅에 심으라고 하셨다 땅 위로 마구 번지니까 조금 심어도 된다고 더불어 당부하신다.


봄나물이 생각났다. 달래 냉이의 향기를 맡고 싶었다. 한국 마켓에 들리면 살 수 있을까? 냉동시킨 것이라도? 달래 냉이를 넣은 된장국이 돈나무 무침과 함께 어머니의 식탁에 오르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싶었다. 봄은 아니지만 식품점엘 들렸다  달래, 냉이가 없으면 아무런 봄나물이라도 살 작정을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살 것 많은 넓고 넓은 식품점엔 그 어떠한 봄나물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봄나물이라면 특별히 기억 나는 것이 있다. 시골에 사시는 외할머니 집에 마지막으로 가본 초등학교 삼 학년 여름방학 때이었다 하루는 외할머니께서 나물을 산에서인지 들에서인지 케 가지고 철철 넘고 있는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돌아오셨다. 나는 말 한마디 없이 빠른 손놀림으로 저녁 내내  나물을 다듬으시는 외할머니 손의 움직임을 보았다 다음날 새벽도 외할머니는 한마디도 없이 조용히 뜨거운 물에 나물을 삶은 것이다. 그리고는 손을 호호 불어가며 빈대떡 모양으로 뭏쳐 놓으셨다 스무 개는 되었을 것이다.. 외할머니의 손 움직임을 말없이 관찰하고만 있는 서울서 온 어린 9살의 손녀에게  놀란 일을 명령하신 것이다.


“장에 가서 팔고 오너라! “


그날 나는 한국식품점에서 봄나물은 찾지 못했지만 대신 외할머니의 명령과 시장에서 혼자 쭈그리고 앉아 얼굴을 붉히며 나물을 팔던 기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째서 나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부동산업을 오랫동안 했는가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의 첫 세일 =  늦봄 나물




곳;  코비나 캘리포니아

날씨: 흐림

          화시 46도 (섭씨 7.78도).  화씨 70도 (섭씨 2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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