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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Nov 15. 2022

재미교포의 한국 여행일기(6)

고국방문 일기(11/4/22-11/24/22)

11/14

제주도 하면  우리에겐 제주 감귤농장을 떠올린다. 오전에 감귤농장에 들려 방금 땄다는 감귤을 먹었는데 맛이 시었다. 보통 딴지 3일을 기다리고 먹어야 달콤하다고 한다.


태평로엔 “작가의 산책길”이라는 푯말이 신호등에 걸려있었다. 그 길에 코스모스가 바람에 휘날렸다. 천제연포교로 가는 길이었다.  그때 가이드가 삼다수 물이 천재연폭포에서 얻어 오는 물이라고 하니까 그러면 폭포물 마셔도 되는 거예요? ㅋㅋ누군가 묻는다. 아니요. 안됩니다라고 운전사이자 가이드가 주의 준다. 제주도에서는 가이드가 따로 없었다. 인원 관계상. 운전사가 가이드이다.


주상절리 절벽에서 천제 연못으로 물을 뿌리며 내려온다. 관광지답게 들어가는 길가가 매우 깨끗하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군데군데 사진 찍으라고 촬영 셋을 준비해 놓은 곳도 눈에 띄었다. 사인도 잘해 놓았다.

떠나면서 천제연 휴게소에서  포도아이스크림과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재충전하다. 오늘은 포도향의 날이다. 아침에도 포도 오후에도 포도.


갈치 잡는 전등 달린 배들이 밤을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섭씨 25도, 화씨 77도. 늦봄 날씨다.


제주 서남부의 해안 오름과 마을 등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길. 나에게는 여기야말로 “작가의 산책길”이다. 콧물 눈물을 흘려가며 송악산을 한 시간 걸었다. 약 4 마일(6.44km)의 거리였다. 어찌나 바람이 부는지 충계를 오를 때는 바람에 날아갈까 봐 조심스러워지기도 했다. 오르막길이 많아 걷기엔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해볼 만한 산책코스였다.

일주서로 길로 달려 저녁을 신우성에서 흑돼지 구이로 하다. 과연 보통 삼겹살과는 다른 맛이다. 이걸 별미라고 하는 것일까.


가이드가 그런다. 제주에는 있을 것이 다 있는데 단 하나 없는 게 있단다. 백화점. 남편이 나에게 묻는다. 백화점 없는데서 살 수 있어?


우영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여정을 풀었다. 내일은 오전 여행이 있고 점심 후엔 부산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로 우리의 고국방문은 끝이 난다. 그러나 나의 여행기는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계속될 것이다. 11/24일까지.


11/15

상큼한 아침. 시헌한 세븐업 소다 같은 공기이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방풍장아찌, 오징어젓갈, 김치전,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물김치, 호박죽과 잡곡밥을 아침으로 하고, 오믈렛, 소고기 볶음밥, 감자 코 로켓, 오리고기, 마늘빵, 빨간 포도 네 알과 오렌지주스는 남편의 아침식사이다. 고국 여행의 마지막 아침식사.

천택도로-서성로-녹산로-성읍 서문로를 거처 도착한 성읍 민속 마을. 1000년 묵은 고목나무와 주홍색의 감이 열린 감나무들이 눈에 뜨인다. 옛 관공서, 향교 등의 유형 문화유산과 민요, 민속놀이, 향토음식 등이 아직까지 전수되는 곳. 이곳이 성읍 민속 보전마을이다. 억새로 묶은 초가지붕이 깨끗하게 보였다.

“족끝에 재디재기 롭써“- 발끝으로 빨리빨리 오세요.


“초자와줭고맙수다” - 찾아와 줘 고맙습니다


두 마디 제주말을 알고 떠난다. 재디재기 롭써


번영로와 대천교차로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조랑말 체험공원이다. 제주의 말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란다. 우리는 말이 가여워서 안 타기로 했다. 검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한 사람당 한 10분간 말을 탄단다. 나는 버스에 남편과 앉아 여행일기를 쓰고 남편은 책을 읽는다.


탐라원특삼품센터에서 잠시 들려 자주 검색 말가죽 핸드백을 사다. 가볍고 보기에도 질기게 보인다. 색깔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나는 어쩔줄 몰라 좋아좋아좋아한다. ㅎㅎㅋㅋㅎ


용두암 근처 해안도로 해녀 잠수촌에서 전복죽으로 점심을 간단히하고 제주공항으로 이동했다.


제주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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