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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벨라 Sep 17. 2022

작가가 되었다

도전의 열매

작가가 되었다. 내가 기자와 수필가라는 말은 들었어도 작가란 말은 들어보지 못했는데. 뜻하기 않게 단 한 편의 에세이를 글로 뽑아주셔서 작가라는 칭송을 받게 되었다. 축하한다는 간단한 축하문에 깜짝 놀랐다. 빠른 결과에 내 생각을 다듬을 수가 없었다. 오직 기억하는 것은 “나는 글 쓰기를 좋아한다. 글을 쓸 때마다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어  좋아한다.”이었다.


글을 쓸 줄 알았으면 하는 게 소원인 적이 있다. 중학교 다닐 때 작문시간이 그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작문 노트를 꺼내놓고 먼 산 쳐다보기와 한숨을 푸-욱 쉬기가 일수였다. 작문 시간이면 많아야 두문장. 집에서 글쓰기 숙제를 해도 많아야 두 문장이었다. 글쓰기를 못, 아니 전혀 못하니까 하고 싶은 말도 어떻게 글로 표현해 써야 하는지 몰랐다.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키웠다. 키우면서 서서히 내가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우유 데워 먹이고, 우유병 씻고, 지저기 갈아주고 엉덩이 닦아주고 베비 파우더 뿌려주고, 옷 갈아입히고, 애기 우유냄새, 쉬이 냄새, 응가 냄새, 하얀 파우더 냄새가 머리를 터 받았다.. 빨래해야지, 이유식 만들어야지, 숟가락 씻어야지, 목욕시켜야지, 그로서리 가야지 우는 아기 옆에서 같이 운 적도 있다.


머리를 터 받히자 불안함이 왔다. 앞으로 몇 년간, 적어도 막내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까지는 꼼작 없이 잡혔구나 싶었다. 무언가를 해야지 싶었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도 알고 싶었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러자 중고등학교 때 고생했던 글쓰기가 생각났다. 그래. 제일 못하던 것을 해 내는 거야. 좋은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은 들어와서 영어책과 한글책을 엄청히 많이 읽었다. 제일 많이 읽은 달의 읽은 책 수가 53권이었으니까. 잡지도 구독하여 읽었다.


어느 화창한 봄날 오전이었다. 잡지를 읽으며 문득 나도 이 정도의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니던 교회에 한국과 미국울 다니면서 사업하시는 유명한 분이 계셨다. 나는 그분에게 나와 인터뷰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제안이 당당했는지 아무 질문도 없이 그러자고 하셨다. 잡지 기자가 기사를  쓰듯 그분 회사에 찾아가 사진도 찍어 거며 인터뷰를 완성하고 며칠 후 기사도 완성했다. 글이 쉽게 술술 풀어졌다. 그러고는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주부생활 미주판 잡지회사로  정성스럽게 쓴 글에 뽑은 사진을 추가해서 우편으로 보냈다. 그때 나는 실리콘밸리 산호세 에 살고 있었다.


전화가 온 것이다. 글을 받았다며 원고비를 보내주시며  글을 더 보내달라는 청구를 받은 것이다. 모든 게 두 문장이면 끝이던  나에게 원고 청탁이 들어온 것이다.! 더구나 주부생활 잡지사에서  말이다.


나는 말했다.

“제 타이틀이 주부라서 인터뷰 기사는 곤란해요.”


김인수 사장님은 곧 답변을 해 주셨다.

“통신원이나 기자면 되겠습니까?”


이렇게 나는 글 쓰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낮에는 아기 키우고 밤에는 잠 안 자고 미치도록 글을 썼다. 이제는 글 쓰기를 좋아한다. 내 글은 매끄럽지 못하다. 중학교만 한국에서 나와서 언어에  불편한 점도 있다. 글쓰기는 솔직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런 작업이다. 내 도전의 열매가 작가가 되어 글을 쓰는 것이라면 앞으로 열심히 쓸 것이다. 부런치, 감사합니다.


드디어 작가가 되었다! 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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