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춤추는 자매

공주 드레스는 덤

by WiseTwoSisters



Love Dive에 푹 빠 딸. 처음엔 멜로디만 흥얼거리더니 핸드폰에서 가사를 검색하고는 곧잘 따라부른다. 저렇게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는데 연예기획사에서 스카웃 당하면 어쩌지? 스트릿걸파이터에 보내볼까? 공부로 서울대를 보내야 하는데 큰일이네? 둘 다 시켜봐? 떡줄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만 실컷 퍼먹는 아빠다. 오지랖 포인트 +1



이제는 춤을 가르치기까지 한다. 내가 잘 못추니까 답답한지 "아빠, 손가락을 찌르고 반대로 또 찔러야해", "손을 모아서 위로 흔들어야지" 라며 타박을 놓는다. 딸아 나도 잘추고 싶지만 몸치인걸 어떡해.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 축제 MC가 불러서 앞에 나가 춤을 춘 적이 있다. 나름 잘 췄다고 생각했는데 나보고 루게릭병에 걸렸냐고 꼽을 줬다. 나의 춤 열정을 송두리 망가뜨린 나쁜시끼.. 15년전 일도 명예훼손소송이 가능할까? 확마



첫째는 어려서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다. 드레스를 입고 화장품을 바르고 엄마의 장신구에 눈독을 들이며 구두 없인 밖에 나가지 않는 소녀소녀한 딸이었는데, 이제 7살이 되니 "난 편한 옷 아니면 안 입어, 특히 구두는 정말 싫어"라고 일갈하는 망아지만한 어린이가 되었다. 오호 통제라. 어찌 품안의 자식이 아닐쏘냐. 둘째는 크레용팝의 '어이'를 좋아한다."닭다리잡고 삐약삐약" 부분이 나오면 자지러지며 깔깔거리고 막춤을 춘다. 그리고 '멋쟁이토마토', '바나나차차', '문어의 꿈' 같은 전형적인 아기 동요를 좋아한다. 참, 요즘엔 스폰지밥의 '월요일 좋아'도 좋아한다. 근데 월요일이 진짜 좋을까? 어서 커서 느껴보렴 낄낄



거실에서 동요, 가요에 맞춰서 춤 추는 두 자매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몽실몽실 따뜻해진다. 언니는 동생을 코칭하려 하지만 동생은 자신만의 그루브가 있다며 절대 언니의 말을 안 듣는다. 그러자 언니는 자신의 춤을 슬쩍 춰 보이고, 이게 예뻐보였던지 동생은 이내 따라한다. 결국엔 둘이 같은 춤을 추게되는데 그 과정이 참으로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래.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가무를 즐기기로 유명했지. 훗날 노래방에서 탬버린을 들고 종마처럼 뛰어다닐 너희의 모습을 상상하자니 벌써부터 가슴이 웅장해지는구나. 가무에 이리 능통할진데, 또한 음주에는 얼마나 뛰어날련지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겠다. 크면 아빠랑 같이 한잔 하자.




#아빠닮았으면술도쎄겠지 #수능치면너의주량을알려주마 #근데수능까지기다릴필요가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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