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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4살 자매 육아에세이
06. 4살의 인생 첫 급똥
by
WiseTwoSisters
Sep 16. 2022
#1
41개월(4살) 된 둘째에겐 비밀이 있다.
아직도 기저귀에 응가를 한다는 것.
말도 잘하고 신체발달도 빠른 편인데
이상하게 응가를 아직 못가린다.
팬티를 입고 다니다가도 응가가 마려우면
"아빠 기저귀 입고 싶어"라며 귀에다 속삭인다.
치명적인 매력, 아니 치명적인 냄새다.
#2
기저귀를 입혀주면 자기 방으로 스르륵 들어
간다.
그리곤 구석에 서서 입을 다물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괄약근에 힘을 준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지켜보고 있으면
"아빠 나가"하고 소리지른다.
저 나이에도 부끄러운건 아나보다.
똥을 싸고나면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그대로 버리면 변기가 막혀서
손으로 부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쁜 딸내미지만 똥은 똥이다. 어휴 냄새야!!
#3
어제는 퇴근길에 살게 있어서 시내에 들렀다.
한참 쇼핑 중에 둘째가 창백한 얼굴로
"아빠 기저귀 차고 싶어"라고 얘기한다.
대한민국 전국민이 느껴본 저 기분
급똥이다
근데 기저귀를 안들고 왔다.
급한대로 가까운 커피숍 화장실에 갔는데,
기저귀를 입고 싶다며 울고불고 난리다.
#4
"그럼 너 참을 수 있지? 참아야돼!"
분노의 질주에 빙의해 카레이싱을 펼친다.
엔진과 타이어에서 매캐한 냄새가 나는 듯 하다.
홀린듯 달려온 덕에 다행히 아직 응가 전이다.
재빨리 기저귀를 채워줬더니
서둘러 자기방에 들어가는 녀석.
잠시 후 밖에 나온 녀석의 표정이 밝다.
그래 해결했구나! 장하지 내 딸
내 속이 다 시원하다!
#5
숨을 돌리고 생각하니 정말 다행이다.
조금만 늦었으면..
지금쯤 차에서 똥을 닦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인걸.
언제 그랬냐는듯 편한 표정으로 언니랑 놀고 있는 녀석.
기저귀가 터질듯이 빵빵해 보인다.
사랑스러운 딸아 나중에 커봐라.
그땐 아빠가 못 도와줘.
하늘은 노란데 화장실 찾기 바쁘고, 말도 못하고,
아픈 배를 주려잡고 알아서 해결해야돼.
그때는 오늘의 기억을 떠올리며 굳세게 참아보렴 낄낄
#기저귀를꼭챙기자 #식겁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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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과의 추억을 기록해요. 잊혀지면 아쉬운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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