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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늬 Moon Feb 08. 2024

파티와 다단계

브런치 체험 5. 전문가, 작가들의 딴짓

그곳은 파티장. 과감한 드레스를 걸쳐 입고 레드카펫에 살포시 발을 내디뎌 본다. 내가 파티장에 가기까지의 스케줄은 이렇다.


브런치 작가 도전부터 책을 세상에 내어놓을 때까지 10단계로 나누어 남다른! 체험기를 쓴다. 여기에는 작가 선정의 기쁨과 구독자 수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법 같은 평범한(이런 내용을 쓰셨던 작가님들은 비하나 폄훼가 아니니 꼭! 끝까지 읽어 주시기를) 글도 있다. 포인트는 그다음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며 발전하고 배우는 모습도, 흔들리고 망가지는 모습도 담으려 했다. 일희일비의 성향과 총천연색 설레발이 한껏 드러날 것을 각오했다. 이것이 남다른! 계획의 기본이다. 이에 걸맞게 나의 브런치 체험기는 파티장 의자처럼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남은 7~10단계 또한 크리에이터나 브런치북 선정, 출판과 인터뷰 같은 주제와 내용으로 이미 배정되어 있다. 어디선가 김칫국물이 튀지만 나는 드레스와 보석처럼 반짝이는 앞날을 상상해 두었다.

그리고 상상과 너무나 거리가 먼 이곳에서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는커녕 구독자도 얼마 없는데 내 마음은 벌써 파티장에 온 셀럽이 되어있다. 카페 브런치처럼 눈과 배를 채우는 것도 아닌데 기분 좋은 긴장과 포만감마저 느껴진다.


먼저 나의 파티장, 이 위대한 가상공간의 주인공부터 소개해본다. 현실에서는 만날 리 만무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부터 삶의 지혜와 원숙미가 스며 나오는 고수님들, 배우고 일하며 얻은 지식을 아낌없이 퍼주는 직업인, 발품 팔아 얻은 지혜와 사진의 세계로 여행을 시켜주는 분들, 아이를 다시 낳아 따라서 기르고 싶게 하는 훌륭한 엄마들, 취미인지 직업인지 구분할 수 없는 그림과 글솜씨를 가진 분들, 자신의 마음뿐 아니라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기도하는 분들, 동물과 식물과 옷을 사람만큼 사랑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작가님들이 자신의 세계에서 나와 딴짓을 하지 않았다면 내 삶의 파티는 없을 뻔했다. 위대한 가르침에 매번 놀라고 있다.

나는 적어도 이런 분들과 한 공간에서 일부 같은 단계를 평범하게 거쳐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크게 휘청이던 2023년의 삶에서 무참히 짓밟혔던 그 마음 자부심이라는 것을 다시 일으켜 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향연을 펼쳐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다음 카카오, 브런치에 진심 감사하다. 얼마 전 조회수 1만을 넘겼다고 알림을 보내주었거나 직장 IN메인 화면에 내 글 제목을 띄워주어서만은 결코 아니다. 나는 오늘도 주변에 브런치 글을 많이 읽으라고 다단계 홍보를 자처하고 있다. 메인화면의 기준을 안다면 더 열심히 쓰고 고칠 텐데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무작정 홍보를 떠안게 된 이 대목이 브런치가 마음에 안 든다고 겁 없이 말하는 이유이다.

브런치 중독으로 일부 생활이 흐트러지거나  잠 못 드는 밤이지만 아무튼 아름다운 밤이에요!

이상, 마음속 홀로 파티를 통해 잘 이겨내고 있다고 주신 브런치 김칫국 수상소감을 마친다.


#파티#다단계#딴짓#브런치#전문가#스케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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