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거장에 우산이 걸려있다는 것은

미스터리한 아이들의 흔적 4

by 실장에서 소장으로

* 길에서 마주친 아이들의 흔적을 소재로 상상력을 펼치는 이 <챗GPT와의 20문장 소설작문 대국> 시리즈는 본 작가의 생애 첫 7편짜리 단편소설 습작입니다.


글 내용이 사전 기획되어 있지 않고 그때그때 릴레이로 글을 이어나가는 터라 가끔 터무니없는 내용이 펼쳐지더라도 병아리작가의 글 쓰는 삶의 첫걸음을 응원해주세요. 지난 몇 주 쉬었지만, 다시 한번 부끄러움과 관성에 맞서서 포기하지 않고 시리즈를 완성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챗GPT 보다는 잘 쓰도록 응원해주실거죠?


1편부터 보기




[나, 인간]

신체화반응이라는 단어를 오은영 선생님을 통해 듣기 전에도, R은 일찌감치 마음이 아프면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실체에 다가선 듯 해 잠시 기뻤던 날이 오래 전인 듯 떠오른다. 퍼즐을 되짚어 맞춰갈수록 오리무중에 빠지며 죄책감마저 들게 된 이후, 독감인 듯 내리 2주를 펄펄 끓고 끙끙 앓았다. '아무것도 못하는 나, 노력해도 모르는 나.' 은둔하던 본분도 잊은 채 며칠째 미세먼지가 최악이라는 바깥에 뛰쳐나가 공기를 저 끝까지 들이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지겨웠다. 화가 난 걸까.


여적 진땀이 송골송골한 R은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대책 없이 미세먼지 속으로 길을 나선다. 눈앞이 뿌얘서 꿈인가 싶을 정도다. '한낮에 누가 날 보는 것보단 낫지. 그리고 아무것도 더 보고 싶지 않아.' 그들의 표식이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날 놓아줘!" R은 속으로 한 혼잣말이 입 밖으로 나와버려 흠칫 놀라며 눈을 돌려 주변을 살피지만 보이는 게 없다. 안심하는 마음에 잠시 평온해져 숨도 들이마셔 본다. 매캐하고 텁텁한 향이 뻑뻑하게 코로 들어오는데 뭔가 기분이 좋다. 담배를 피우면 이런 느낌인지 생각하며 좀처럼 해보지 않은 나쁜 짓을 한 양 묘하게 들뜬다. R은 최근 바뀐 만 나이로 계산해도 21살이니 민증을 까도 무엇하나 걸릴 건 없지만 그런 건 상상에서나 있는 일이다. 이 무공해인간은 기껏해야 미세먼지 공해를 마셔보는 정도로만 자기를 더럽혀보는 것이다.


괜찮아진 기분으로 얼마나 걸었을까. 결국 동네 통학버스 정거장에 우산이 걸려있다.


[챗GPT, AI]

버스정거장 옆 나뭇가지엔 늘 같은 우산이 걸려 있었다. 파란색 천에 상어 무늬가 있는 우산이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수진이는 걸음을 멈추고 우산을 바라보다가 손끝으로 살짝 스쳤다. 순간 세상이 뿌옇게 흔들리더니 눈앞의 풍경이 달라졌다.

버스정거장도 학교도 사라지고 주변은 바닷속처럼 푸른빛으로 가득했다. 허공에는 물고기들이 떠다녔고 땅은 부드러운 모래 같았다. 두렵기보다 신기해서 수진이는 우산을 꼭 쥐고 앞으로 걸어갔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커다란 호수가 나타났다.

수면을 들여다보자 낯선 듯 익숙한 모습이 비쳤다. 거울 속 자신은 분홍색 우산을 들고 있었다. 오래전 잃어버린 우산이 떠오르면서 어릴 적 기억이 되살아났다. 빗속에서 뛰어놀다 잃어버린 우산을 한참 찾다가 포기했던 날이었다.

그때 누군가 괜찮다고 말해 주었지만,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수진이는 조용히 우산을 펼쳤다. 파란 천 위의 상어 무늬가 물결처럼 흔들리더니 호수 속 어린아이가 점점 희미해졌다. 세상이 다시 흔들리더니 눈앞엔 익숙한 버스정거장이 있었다.

나뭇가지엔 여전히 파란 우산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느낌이 달랐다. 수진이는 미소 지으며 우산을 다시 걸어 두었다. 언젠가 이 우산이 또 다른 누군가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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