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형동 숯불닭갈비 봄날의춘천 손님이야기

김치를 특히 좋아하는 외국인 손님

by 봄날의춘천저널

제주 숯불닭갈비 봄날의춘천은 관광객 손님이 거의 없다. 노형동 주민이 대부분이다. 그야말로 현지인 동네 장사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사람이 있다면 신기하게 쳐다본다. 외국인 손님이 들어온다면 더 많이 얼굴을 볼 것이다. 미국계 남자와 한국인 여자 중년부부는 단골손님이다. 두 분은 50대 후분으로 보였고 남자분은 연동 영어학원 원어민 강사분이다. 남편 모임 중 연동 영어학원 원장 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그곳에 원어민 강사분이었다. 좁고 좁은 제주.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 된다.

부부 손님은 영어학원이 끝나면 저녁 식사하러 자주 오셨다. 주메뉴는 항상 같다. 순한 맛 닭갈비와 매운맛 닭갈비 1인분씩, 제로 콜라를 주문한다. 닭갈비를 거의 다 드실 때쯤 막국수, 된장찌개, 공기밥을 주문하신다. 기본 반찬 중에 양배추 샐러드와 배추김치가 나간다. 샐러드 소스는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어서 만든 옛날식 달콤새콤한 맛이다. 맥주든 소주든 기본 반찬으로 인기 만점이다. 배추김치는 중국산 김치이기 때문에 어떤 손님은 손도 대지 않는 분이 있는가? 반면 맛있다고 더 요청하시는 분도 있다. 특히 원어민 강사분은 특히 배추김치를 많이 달라고 한다. 옆에 앉아계신 여자중년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눈짓으로 더 달라고 한다.


순한 맛, 매운맛 닭갈비 1인분씩 초벌이 되어 손님상에 나간다. 고추장 기본양념은 숯불에 닿으면 검고 그을리며 잘 탄다. 소금이나 간장보다 타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 집게로 잘 뒤집혀가며 구워주어야 한다. 가게 단골손님은 양념이 잘 타는 걸 알기에 나보다 더 잘 굽는다. 처음 오신 분들은 양념 굽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한다.


중년부부 손님은 주로 고기를 여자분이 굽는다. 순한 맛은 남편분이 드시고, 여자분은 매운맛을 드신다. 고기 굽기도 잘하셔서 내가 봐주지 않아도 잘 하신다. 가끔 불판만 교체 해드린다. 얼마나 꼼꼼하신지 닭갈비 양념 옆에 붙은 검은색 탄 부분도 가위로 요리저리 잘 잘라서 남편분 접시에 놔 드린다. 상추와 깻잎을 한껏 싸서 고기와 한쌈 드시는모습. 바라만 보아도 내가 더 배가 부른것 같다.

두 부부가 한동안 발길이 끊어지더니 저번주 저녁에 오셨다. 따님과 손녀들과 함께 단체로 오셨다. 미리 오 시기 전에 예약한 전화가 바로 따님이셨다. 가게 들어오자마자 인사를 나누니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미국 계원어민 남자 강사분은 짙은 선글라스에 몸집이 여전히 풍만하시고 갈색빛 콧수염도 장착.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유머러스한 말투·편안한 스타일. 부부가 오실 때는 2인분 주문하셨는데 인원이 더 오시니, 손녀를 위해 간장 닭갈비를 추가로 주문하셨다. 막국수와 제로 콜라 주문은 여전하시고. 몇 년이 지났지만 나를 알아봐 주시고 인사 나누어 주시니 정말 감사했다.


식사 다 마치고 계산하실 때면 유머러스가 보인다. 내 얼굴을 보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 돈 없어!”


장난기가 득한 표정으로 말하는 원어민 강사님. 그럼 옆에 계신 부인은


“돈 없으면 여기서 설거지 해야 해. 일해야 해!”


그럼 슬금슬금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신다. 그동안 미국에 들어갔다가 나오느라 못 왔다고 하시며 잘 먹고 간다며 내게 악수를 권하셨다. 잊지 않고 다시 제주 노형동 숯불닭갈비 봄날의춘천을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한 하루다. 세상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나는 가게를 하며 손님을 대하면서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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