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요일에 친구들 데리고 와서 닭갈비 먹어도 돼?“
올해 초등학교 6학년 올라간 딸은 주말마다 친구들과 약속을 정하고 만났다. 사춘기 또래문화가 남자보다도 여자가 더 빨리 오는 것 같다. 4학년 때부터 여자아이들 삼삼오오 가 모여 뭉쳐서 논다. 학교 갈 때도 꼭 친구랑 약속을 정해서 같이 등교한다. 코앞에 있는 학교 왜 같이 가느냐고 물으니, 혼자 가면 멍청이 같다니. 주말에는 친구들끼리 문화센터에서 놀거나, 초등학교 가서 놀기도 했다. 롯데마트, 이마트를 돌아다니며 시식 코너고 가고 이마트 2층에 아이폰 구경도 한다. 틈만 나면 들리는 다이소 매장 역시 빠질 수가 없는 초등학생 놀이터이다.
주말 집에서 가게 나가려고 준비 중에 딸에게 전화가 왔다. 딸은 저녁에 친구들이랑 가게 와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했다. 몇 명이냐고 물어보니 4명 온다고 말했다. 저녁 6시가가 될 무렵, 시간 맞춰서 도착했다. 딸을 포함하여 4명이 왔고 남자아이도 있었다. 지난달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고 한 친구도 있고, 딸과 같이 롤러장도 같이 간 친구도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와 한두 번 본 아이도 있어서 더 친근했다. 테이블에 앉으니 딸이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음료수 냉장고 앞으로 가더니 콜라 두 개를 꺼내왔다. 아주 능숙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이다. 엄마인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꺼내오길래 속으로 좀 괘씸한 생각도 들었다.
매운 거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고추장 양념 말고 소금 닭갈비와 간장 닭갈비 2인분씩 4인분을 초벌 하여 밥과 함께 주었다. 그 사이 딸은 계란찜과 된장찌개도 해달라고 살벌하게 주문했다. 일요일 저녁 일찍부터 손님이 몰아치듯 와서 바쁜데 딸 친구들 테이블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지만, 살뜰히 챙겨줘야 했기에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초등 6학년 고기4인 분을 다 먹고 공깃밥 추가 주문까지 받았다. 그날따라 밥이 좀 질었는데 딸은 엄마 민망해 하란듯이 밥이 왜 이러냐고 핀잔을 줬다. 속이 상했지만, 미소를 지으며 오늘따라 그렇게 되었다고 둘러댔다.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는 사람처럼 딸은 시시콜콜 수발들기 힘들었다.
딸은 친구들과 탐앤탐스 가서 빙수 먹고, 인형 뽑기하고, 코인노래방가고 편의점 가서 간식만 먹고 왔더니 너무 배고팠다고 했다. 딸 테이블은 서로 웃고 말하고 까르르까르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나도 저 나이 때에는 그랬나? 식사 도중에 딸 친구가 한마디 했다. 우리딸이 엄마랑 아주 똑 닮았다고 했다. 옆에 있던 딸은 어렸을 적부터 제일 많이 듣던 말이라며 수긍하는듯 했다. 가게에 오면 꼭 손님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말을 했었다며.딸은 점점 커 갈수록 나를 많이 닮았다.
딸 친구들이 모두 식사를 마치고 잘 먹었다고 하며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몇 시간 뒤 딸 친구 엄마가 밥 챙겨줘서 고맙다며 커피 쿠폰을 보내주셨다. 저녁 식사 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보내셨다는 메시지와 함께 왔다.
집에 가서 딸 일기장을 보니, 오늘 가게 와서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고 나니 기분도 좋고 어깨 뽕이 올라간 거 같이 으쓱했다고 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