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가족손님은 성격이 급하다. 얼마나 배가 고프면 그랬을까? 가게장사 준비가 거의 다 될 무렵 저녁 5시에 전화가 왔다. 식당에 5분 뒤 도착할 예정이고 걸어가고 있다고 했다. 마치 속사포 랩처럼 메뉴까지 주문해버린다. 그 여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돌고 돌아 박혀버린다. 또 오는구나!
나랑 비슷한 또래의 40대 여자와 50대의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로 구성된 세 가족은 저녁 식사하러 자주 온다. 솔찍히 진정 우리 가게에 그만 왔으면 싶다가도 소식이 궁금한 손님이다. 성격 급한 여자는 꼭 전화로 걸어오면서 곧 도착할 거란 말과 함께 주문을 한다.
예전 가게 전화를 남편 휴대전화로 돌려놓았을 때였다. 남편은 말 한마디를 나누면 사람이 파악되어 좋고 싫음을 가려낸다. 남편은 영업일을 많이 했고, 사람도 많이 만나봐서 손님을 대하다 보니 사람을 터득했을 정도다. 난 아직 그에 비하면 병아리수준이고 사람에 대해 파악이 좀 늦는 것 같다. 남편은 전화 주문을 받으면 말을 이쁘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너무 막 대하는 손님이 있다고 했다.
여자 손님은 얼굴만큼 말도 이쁘게 하면 좋으련만 나만의 욕심이다. 가게 들어오자마자 전화했다고 하면서 고기 빨리어달라고 말을 했다. 어이없는 반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테이블에 기본 반찬을 세팅하면 당근, 파인애플은 안 먹는다고 치워달라고 한다. 그 말한마디가 고분고분하면 좋으련만 꼭 기분 나쁘게 말도 툭툭 내뱉는다.
내 속에서 부아가 나지만 꾹 참아낸다. 웃는 얼굴로 네 하면서 다시 당근과 파인애플은 뒤로 가서 주방으로 가져왔다. 테이블에 기본 반찬이 나가면 생맥주를 주문했다. 아주 시원하게 달라고하면서 나는 냉장고 제일 안쪽에 생맥주잔을 꺼내 나갔다. 주문한 닭갈비가 초벌 해서 나가고 치즈 계란찜 마침 다 되어서 같이 손님상으로 나갔다.
추가 주문 없다. 딱 항상 정량만 드시고 나가시는 단골손님 변함없다. 저녁 5시가 되면 전화가 올까 말까? 한동안 오지않으면 괜스레 궁금해지는 손님이다. 미운정이 쌓였나 보다. 지난번에 손님이 몰았칠때가 있었다. 단골손님은 오늘은 손님이 많다고 하면서 나에게 말을 건네보는데 그 마음이 싫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