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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화 Jun 25. 2024

New York Times

Part 1 출입처_On The Record

Keyword 1. Legacy

뉴욕 타임스는 박물관 같았다. 건물이 뉴욕 타임스의 발자취와 유산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전시품’이 있어서 일일이 열거할 수 밖에 없음에 미리 양해를 구한다. 휴식 공간에는 정보와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인포그래픽 기사가 붙여 있었고, 회사 맨 꼭대기 층에는 ‘한 해를 빛낸’ 뉴욕 타임스의 기사가 발간년도부터 2023년까지 진열되어 있었다. 

그뿐인가. 편집장이 들어가는 회의실에는 뉴욕 타임스를 방문했던 세계 각국의 유명한 공인(정치인, 예술인, 학자)의 사진, 그리고 역대 미국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걸려 있었다. 여기서도 끝이 아니다. 최초의 편집장이 사용했던 목재 책상과 타자기, 전설적인 사진 기자가 사용했던 카메라,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하며 들고 다녔던 수첩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Keyword 2. Transparency

뉴욕 타임스의 유구한 유산을 지켜보면서, 나는 왜 이 언론사가 아카이빙에 열과 성을 다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전직 기자들의 땀 냄새가 짙게 밴 기사야말로 뉴욕 타임스의 자부심이기 때문일까. 뉴욕 타임스가 저명한 언론임을 상기하여 현직 기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서일까. 하지만 그런 분석으로는 마치 인터뷰나 시각자료가 빠진 기사를 읽듯이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고민 끝에 내가 찾아낸 답은 투명성이었다. 뉴욕 타임스는 아카이빙을 통해 그동안 어떤 의제를 설정해왔는지, 어떤 현장의 목격자였는지, 어떤 권력 기관을 견제해왔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그 명확한 자산은 나로 하여금 뉴욕 타임스의 투철한 직업 윤리에 대한 존경과 동시에 뉴욕 타임스가 쌓아온 단단한 내공에 대한 신뢰감을 쌓게 만들었다. 


Keyword 3. Frame

뉴욕타임스에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찾아볼 수 없었다. 메타와 구글 같은 테크 회사처럼 디스플레이에 뉴욕 타임즈 역대 기사를 화면으로 띄워 놓을 법도 한데, 뉴욕 타임스는 철저히 ‘액자’라는 프레임을 고수했다. 시대의 흐름에 조응하며 변화하는 액자 속 내용과, 시대가 변해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는 단단한 프레임. 액자가 뭐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이 전통 미디어로서의 품격과 권위를 유지하면서도 역동적인 뉴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혁신을 일으키는 뉴욕 타임스의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Keyword 4. Transformation

뉴욕 타임스는 독자적인 콘텐츠(시사/교양 팟캐스트, 문해력과 어휘력 훈련 게임)를 만들고,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 기사,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 효과적인 브랜딩(Truth is hard. Nevertheless truth is worth it. And furthermore truth is essential)을 통해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이자, ‘가장 심도 있게 현안을 분석하는 언론사’로 자리매김했다. 대담 시간에 기자분들은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신감 있게 얘기하셨다. 그 말이 글을 쓰는 지금 귓가에 메아리처럼 울린다. 뉴욕타임스가 어떤 카드를 내놓든, 그것은 ‘오직 진실만을 추구하겠다는’ 기자들의 집념과 헌신으로 무장한 수임을 알기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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