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현물 투자 대상물이 있으면.
거기에 은행, 금융사, 보험사 등에 소속된 설계자들이 달라붙는다. 그들은 순수한 주식이나 채권을 이렇게 저렇게 가공해서 수많은 파생상품을 양산한다.(또는 그렇게 가공한 것을, 또다시 이렇게 저렇게 가공해서 더 많이 + 더 복잡하게.)
2008년, 미국의 '오리지날 채권' 투자금 대비 '채권 기반 파생상품'의 투자금 규모는 20배 이상이었다.
내 독자중에 2008년에 무슨 일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 이제는 없겠지.
그래서 내가 은행, 보험사, 금융사들의 금융상품 영업 연락이 오면 전화를 끊어버린다.
아주 가끔 지점에 볼 일이 있어 창구를 갈 일이 있을 때도, 이들은 어김없이 저러한 것들을 권한다. 물론 그 직원들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도 모르며,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뿐이겠지만.
나는 그들이 괜한 말을 했다 싶은 기분이 느껴지게끔 차가운 표정을 지어준다.
그럼에도 영업을 멈추지 않는 직원의 경우, 상품 약관서를 달라고 한 뒤 오목 조목 약점을 찾아 두세가지만 걸고넘어져주면 더 이상 날 괴롭히지 않게 된다.
나이 서른 하나에 주식을 오래 했고 장사 생각에 여념이 없는 지금 시점에서.
내가 가장 수비적으로 반응하는 주제 몇 가지가 있다.
레버리지, 전화, 이방인(stranger), 파생상품, 보험, 자동차 운전이다.
내 친부는 제조 수출업을 했는데, 차입 경영을 하다가 파산했다. 나는 그때 학생이었고.
레버리지에 대한 추가 설명은 안 하련다. 어차피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저게 무슨 말인지는 알아도 무슨 뜻인지는 못 알아듣는다.
아예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전화는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그렇다. 오랜 지인 몇 명의 전화 빼고는, 전화가 와도 그냥 안 받는 편이다.
이방인은 말 그대로 이방인이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남녀가 없다. 노소도 없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특징이다. 타고난 기질이기도 하고.(나는 지방 출신이지만, 서울 사람들이 비교적 남의 사 관심 없어하는 게 좋았다. 그래서 적응이 편했다.)
파생 상품이나 보험은 낼 거 내고, 막상 받아야 할 때 못 받게 될 위험이 다분하기 때문에 그렇다. 아니면 그냥 공중분해되거나.
자동차 운전은 가능하면 잘 안 하려고 한다. 얻을 것은 적은데, 잃을 것은 너무나 큰 행위이다.
잘못되는 경우, 심지어는 그것이 나의 과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고가 나면, 문제가 돈의 문제를 넘어선다. 사람이 다치거나 죽게 되면, 한순간 범죄자가 된다. 이전에 아무리 준법 시민이었든 간에.
이렇게만 보면 내가 염세주의자라고 느껴질 것이다.
태생적으로 주어진 운명을 완력으로 거스르려다 보니, 자연히 스스로 여러 종류의 위험을 불러들였다. 대부분의 위험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큰 실패나 실수 없이 지금까지 진행해왔다.
위험을 자주 다루다 보면, 근원적인 위험 인자 그리고 그것이 최악의 경우로 발전하는 경우가 어느 지점인지 미리 고려하는 습관이 든다.
할 수 있는 만큼 예방해야 하니까.
그러다 보면 겉보기에는 염세주의자처럼 보이게 된다.
위험은 그 자체로는 말 그대로 위험한 것이지만, 위험을 잘 가공하면 기회가 되고 그게 이익을 불러낸다. 위험을 불러들이는 원래 목적은, 가능성을 만들어보기 위함이다. 위험 자체에 쓸려서 사고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라.
'워렌 버핏'을 세상에서 가장 잘 모방하여 성공하게 된 '모니시 파브라이'라는 인도 출신의 기업가(또는 투자자)가 있다. 현재 '파브라이 펀드'의 CEO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본 유능한 기업가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그들은 '로우 리스크, 높은 불확실성'을 취하려고 했다.
실제로 그는 몇 회사를 일으켜 사업을 영위했는데, 가장 처음 만든 회사는 대박을 쳤다. 그다음 만든 회사는 쫄딱 망했다.
첫 회사는 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시작했다. 두 번째 회사는 자신감이 붙었던지라 자본을 이빠이 넣어서 시작했다.
그러니까 첫 회사는 하방은 제어가 되고 상방은 뚫린 형태였다. 그가 말한 '로우 리스크, 높은 불확실성'에 부합한다.
두 번째 회사는 하방에 잃을 것을 왕창 충전해 둔 채로, 상방은 뚫린 형태였다. 이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에 부합한다.
그는 두 번째 회사를 말아먹는 호된 경험을 통해, '로우 리스크, 높은 불확실성'을 추구하겠다는 불패 가치관을 뼈에 새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 운영 중인 '파브라이 펀드'의 수수료 시스템은 '버크셔 헤서웨이'의 내규를 그대로 베껴 쓰고 있다. (운용 펀드 토탈 6% 이상의 수익이 났을 때만, 총수익액의 25%를 수취한다는 내용)
그래서 펀드 고객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역시 저러한 경영 철학의 방향성이 엿보인다.
말하자면, 나는 염세주의자가 아니다. '로우 리스크, 높은 불확실성'을 취하려고 의도하는 사람이다.
레버리지, 전화, 이방인(stranger), 파생상품, 보험, 자동차 운전에 진중한 고민 없는 오픈을 하는 것은 '로우 리스크'가 아니다.
또한 저들에 수비적이라고 해서, '높은 불확실성'을 못 만드는 것도 아니다.
나는 '높은 불확실성'을 어디서 만들고, 어디에 몰빵하고 있는가.
장사와 투자이다. 투자와 장사이고.
남자가 자아 실현을 하는 일생의 과정에 있어, 저것 말고 달리 쓸 수 있는 도구가 무엇이 있겠는가. (여자, 파티, 자동차는 웃기는 소리이다. 관련이 없는데, 그 재료로 어떻게 자아실현을 하나.)
앞서 말한 '모니시 파브라이'의 경영 원칙은 꼭 기업 경영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인생 경영에 사용해도 무방한 범용성을 자랑한다.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 <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 도 아닌.
"로우 리스크, 높은 불확실성"
말을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Happy nation - ace of base
https://www.youtube.com/watch?v=iJmr6-wz-ec
< 10차 총회 >
장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
비용 : 5만 원
* 총회 누적 참가자 수 : 48명
* 컨설팅 누적 진행 횟수 : 6회
* 컨설팅은 총회 실 참가자 중에서만 진행합니다.
참여 희망자는 아래 채팅방 입장, 대기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인원이 얼추 모이면 일정 잡습니다. 입장 시, 프로필명을 '브런치 계정명'으로 달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입장 코드 : 0728
https://open.kakao.com/o/gLGt97wg
[ 총회 진행 목차 ]
- 돈은 무엇인가(Gold standard, Fiat currency, Fractional Reserve bank system, 연준 통화정책 등)
- 한국의 세금은 무엇인가(실 참여자 외 완전한 비공개)
-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방안 (개인 또는 가구가 할 수 있는 구체적 자원 배치 및 주식 투자 전략.)
- 주식, 현물, 비트코인, 부동산, 파생상품, 레버리지에 대한 거시적 인사이트 제공
- Q&A
2024년 AMAZON 출판작(국내 판매본 - 한글) < From Zero > : https://kmong.com/gig/58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