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by 언더독

나는 주식 투자를 오래 해왔지만, 아직까지는 풀타임 전업 투자자로 살아본 적은 없다. 항상 하이브리드 식이었다. 하이브리드 식으로는 꾸준히 성공해왔다.


요즘 들어서 풀타임 전업 투자자가 가져야 할 지식, 철학, 기술 수준에 있어 학습과 시뮬레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이 더 많아졌다.


풀타임 전업이 아닌 주식 투자에 있어서, 10년가량 수익을 잘 내어온 사람이라면.


풀타임 전업이 아닌 상태의 시장 변동성에는 제법 강한 면역력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급격한 하락장에서도 쫄거나 경거망동 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을 꾸준히 잘 내어온 것이다. 자기감정을 효과적으로 억압하는 능력이 겸비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풀타임 전업은 이와는 전혀 종류가 다른 게임이다. 저 심리적 강함이, 풀타임 전업에 들어설 때는 그야말로 루키 수준에 지나지 않게 된다.


지금 내가 짧게나마 설명한 저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시종일관 '하락장'을 고려하고 있다. '상승장'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다.


내게는 이런 습관이 있다. 무슨 일이든 최악의 상황을 가장 많이 고려하여 대비하려는 습관이다.


해내기 어렵고 위험한 일들을 많이 다루다 보면, 알게 된다. 승산이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명분이 있어 용맹히 싸워야만 할 때가 있었던 적이 많았던 이들은, 알게 된다.


일종의 철학적 깨달음을 얻는 것인데, 애당초에 인간의 삶은 완벽해질 수 없다는 점을 깨우치게 된다.


우리 모두는 언제 어느 때나 불완전한 기반 위에서, 춤을 추게 되어 있다.


음악이 끝날 때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멍청한 판단과 나약한 정신력으로, 라디오가 수명이 다하기 전임에도 구태여 일부러 일찍 망가뜨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과 시뮬레이션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담배를 하나 태우며, 가만히 말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요즘 압도적으로 늘었다.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일지언정,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저런 홀로 있는 장면들이 가장 치열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다. 수많은 숫자와 소수점이 머리 안을 지나다닌다. 머리가 뜨끈뜨끈해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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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유와 독립에는 대가가 존재한다. 내가 철학에 조예를 깊이 하는 이유는, 그 대가를 가장 현명하게 감내하고자 함에 있다. 대가로부터 도망치거나 외면하거나 합리화하거나 잊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소용이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겠다는 선택을 마친 사람에게는, 필연적으로 대가가 따른다. 이 주제에 대해 주된 철학을 말한 철학자가 그 유명한 '프리드리히 니체'이다.


자유란 그 자체로 고통이고, 책임이며, 고독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


니체는 자유가 마냥 좋은 것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자유를 원한다면, 그 대가로 고통과 고독을 기꺼이 선택하라고 말했다. 자유를 '신의 죽음 이후, 인간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존재론적 고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작품 속에서 '초인'의 개념을 자주 이야기 하곤 한다.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고 대중의 도덕과 기준을 넘어서, 홀로 서 있는 이.


고통, 외로움, 불안정, 광기조차 감내하는 인간을 '초인'이라고 설명한다.


“자유로운 인간이란, 자기 자신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자다.” -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너희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그 자유를 감당해야 하는 너희 자신이다.” - [ 즐거운 학문 ]
“위대한 인간은 고독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삶의 설계자가 되는 것, 그것이 곧 고통이다.” - [ 권력 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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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고 대중의 도덕과 기준을 넘어서, 홀로 서 있으면 말이다. 아주 가끔씩 별안간 돌팔매가 날아든다.


왜냐하면 인간은 무리를 이루는 사회적 동물이고, 주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으면 일단은 꼭 시비를 걸어보아야 하겠다는 소수의 표본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글을 읽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수준이 있는 사람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저런 표본이 많지는 않다. 대부분은 자기 인생 ,자기 가족 신경 쓰고 건사하는데 일이 바쁘기도 할 것이고.


고통, 외로움, 불안정, 광기조차 감내하는 인간을 '초인'이라고 설명했지만 말이다. 투자와 장사의 세계에서 고통, 외로움, 불안정, 광기를 실전에서 맞닥뜨리게 되면, 거의 대부분은 건강을 잃는다. 그게 신체의 건강이든, 정신의 건강이든, 거의 대부분은 해체된다.


그래서 중도에 포기하고, 주류 무리 생활로 회귀한다.


투자와 장사의 세계에는 거의 모든 서사가 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어쩌다 아주 가끔 모든 게 완벽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시간이 오면, 굉장히 두려워지게 된다.


모든 게 평화로우면, '이제 진짜 x 됐구나.'를 연발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제는 뭔지도 모를 것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 뭔지를 모르면 대비가 안되기 때문이다. 뭐가 갑자기 밀고 들어오면, 마른하늘에 깡으로 치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에는 주식 수익이 준수하게 오르고 있는데, 이럴 때도 내가 글에서 '돈 벌어서 기분 좋다.' 소리 안 하는 게 그래서 그렇다. 실제로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락장이 와서 미실현 손실이 제법 나게 되어도, 내가 글에서 딱히 안 좋은 기별이 없는 것도 그래서 그렇다. 실제로 마냥 나쁘기만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가 짚으려고 하는 건, 저런 대가들을 견디는 내구성 있는 유전형질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런 대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독립'에 간절함이 매우 큰지라, 적극적으로 감내하겠다고 칼을 뽑고 나서는 캐릭터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누가 언제까지 특정 장소에 모습을 보이고, 먹으라고 할 때 먹고, 일하라고 할 때 일하고, 화장실 가라고 할 때 가고, 집에 가라 할 때 집에 가라 그러면.


그 자체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매일 그렇게 되면 심근경색으로 요절하거나 결국에는 누구를 패고 교도소를 가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러느니 혼자 감당하는 투자나 장사를 하는 것이다.


간절하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죽고 싶지 않거나 그에 준하는 형량 복역을 하고 싶지 않은 정도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사실상 목숨이 걸린 과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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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심하게 별난 놈이다.


나도 내가 이런 캐릭터로 태어날 줄 몰랐다.


나는 언제나 빗속에서 춤을 추고 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The Rolling Stones - Sympathy For The Devil

https://www.youtube.com/watch?v=GgnClrx8N2k&list=RDGgnClrx8N2k&start_radio=1


bFiNMAgTtT8CmrsAhTV-IAhX19c.png 10차 총회, 예약 마감했습니다. 모두 토요일에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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