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증시에 별다른 이벤트가 없어서 게임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지금같은 증시 활황 시기에 경각심을 깨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써본다.
나는 체스와 바둑의 룰을 알고 있다. 직접 자주 둬보지는 않아서 잘하지는 못하지만, 남들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체스보다 바둑이 더 어렵고 복잡한 것 같다. 왜냐하면 체스는 상대 기물을 잡는 데에만 집중하면 되는 반면에, 바둑은 상대 알을 잡는 것뿐만 아니라 영역 싸움도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걸 '집'이라고 표현한다. 자기 돌로 공간을 에워싸면, 그 빈 공간이 점수가 된다.
바둑 경기를 하는 것을 대국이라고 지칭하는데, 프로 대국은 한 번 시작하면 보통 5시간 정도 둔다고 한다. 길어지면 10시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 나온 영화 < 승부 >를 보면, '조훈현' 그리고 '이창호'의 내용을 알 수 있다. 두 기사 모두 세계대회 우승을 10회 이상씩 한 전설적인 기사들이다.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은 '이세돌' 기사도 있고, 역시 세계대회 우승자이다.
시대적 세계 대회 제패 순서를 보면, 1980년대 '조훈현' / 1990년대 '이창호' / 2000년대 '이세돌'로 되어있다.
이 세 기사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 다르다.
조훈현
공격적이고 전투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싸움 바둑.
초반부터 크게 세력을 쌓고, 공격으로 상대를 흔들며 주도권 장악.
빠른 템포로 국면을 복잡하게 만들어 상대를 자신의 리듬으로 끌어들임.
위험을 감수하고도 주도권을 잡는 스타일.
이창호
철저한 안정감 추구. 싸움보다는 이익을 조금씩 챙겨가며 절대 실수하지 않음.
0.5집도 놓치지 않는 정밀한 계산력.
감정 기복이 거의 없고, 불리해도 흔들리지 않음.
큰 싸움은 피하면서도, 상대가 무리하여 실수하면 정확히 응징.
조훈현과 정반대 스타일로, 현대 프로 바둑의 정석 같은 인물.
이세돌
정석에 얽매이지 않고, 기상천외한 수를 두어 국면을 복잡하게 만듦. 기존에 없던 포석·수법을 많이 창조.
싸움을 즐기며, 불리한 국면에서도 폭발적인 수 읽기로 판을 뒤집는 능력.
상대가 예상 못 하는 타이밍에 흔드는 수를 둬서 혼란 유발.
불굴의 정신력으로 패색이 짙어도 끝까지 버티고, 극적인 역전을 만드는 경우가 많음.
2016년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4국의 ‘78수 신의 한 수’로 유일하게 인공지능을 꺾으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음.
내가 여기서 본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다.
'조훈현'의 스승은, '세고에 겐사쿠'라는 일본 사람이었다. '세고에 겐사쿠'는 전형적인 일본식 바둑을 두는 기사였는데, 안정을 지향하고 확실한 실리를 취하는 스타일이었다. '조훈현'과는 정반대의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이창호'의 스승은 '조훈현'이다. '조훈현'은 과감한 공격지향의 플레이 스타일을 펼쳤다. '이창호'는 스승과는 정반대로 안정적이며 철두철미한 방패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보였다.
'이세돌'의 롤모델은 '이창호'였다. '이창호'는 안정적이며 철두철미한 계산식 정석 플레이를 했다. '이세돌'은 롤모델과는 정반대로, 정석이나 계산과는 매우 거리가 먼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플레이를 했다.
근데 재미있게도 다들 세계대회에서 줄줄이 우승을 해버린다.
결국에는 저 생긴대로에 충실한 저마다의 플레이 스타일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프로 바둑 기사가 되는 길이었던 것이다.
"답이 없지만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게 바둑이다."라는 말이 영화 < 승부 > 중 나온다.
앞뒤가 맞는 말이다.
주식 투자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주식 투자를 하는 스타일은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
프로 기사들이 바둑을 두는 이유는 승리하기 위해서이다.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대국에서 패배한 프로 기사는 상금 못 받고 타이틀 빼앗기는 패자일 뿐이다. 주식하다가 돈 잃은 사람은 그냥 돈 날린 패자일 뿐이다.
뭘 어떻게 하든, 이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뭘 어떻게 하든, 돈을 버는 게 중요한 것이다. "승부의 세계에서 일류가 아닌 인생은 너무 서글픈 거거든."라는 대사가 극 중에 나온다. 역시나 주식하면서 돈 잃으면 무척 서글픈 것이다.
매매하는 방식이 화려한가, 지루한가, 있어 보이는가, 없어 보이는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돈을 버느냐 잃느냐가 중요하지.(제한 시간 안에 충분히 많이 버는지도 중요하고.)
승부의 세계에서 합리화하는 버릇은 스스로를 배신하는 나쁜 습관이다. 프로가 바둑 대국에서 져놓고 기운 차리려고 합리화하는 것만큼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가 없을 것이다. 애초에 그랬으면 프로도 못 되었을 것이고.
주식하다가 돈 잃었으면서 기운 차리려고 합리화하는 것만큼 위험천만한 행동도 없다.
돈 잃었으면 문제가 있음을 직시하고 계속해서 괴로워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물리적인 결과가 안 나오는 거면, 그냥 잘못된 것이다. 돈이 걸리고 승부가 걸리면, 그런 것이다.
매매를 발꼬락으로 해도 돈 벌었으면 올바른 것이며, 무릎 꿇고 기도 올리면서 매매를 했더라도 돈 잃었으면 틀린 것이고 잘못된 것이다.
개고생해서 번 돈 베팅했으면 '긍정 합리화'에 '핑계하는 태도' 말라는 이야기를, 나는 하고 싶은 것이다.
잘못된 것을 달리 하여 잘 되게 바꾸던가, 아예 하질 말아야 한다. 긍정 자위를 하면서 똑같이 하던 매매 계속하면, 거지가 된다. 주위에 소문까지 안 좋게 난다.
주식도 전쟁이다. '증권 대국'인 셈이다.
[승부] 공식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J8qqMLZPPTo
장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
비용 : 5만 원
* 총회 누적 참가자 수 : 54명
* 컨설팅 누적 진행 횟수 : 8회
* 컨설팅은 총회 실 참가자 중에서만 진행합니다.
참여 희망자는 아래 채팅방 입장, 채팅방 공지 참조하여 예약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입장 시, 프로필명을 '브런치 계정명'으로 달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입장 코드 : 0728
https://open.kakao.com/o/gLGt97wg
[ 총회 내용 ]
- 돈은 무엇인가(Fractional Reserve bank system, 연준 통화정책, 재정 정책 등)
- 한국의 세금은 무엇인가(실 참여자 외 비공개)
- 최선의 대응 방안(최고효율 자원 배치 + 최적화 주식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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