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아웃사이더

23년 10월 26일

by 언더독

Adele - Skyfall

https://youtu.be/DeumyOzKqgI?si=asU66N1Wtsoeyx96


두가지 이야기를 해볼 것이다.


이야기 1


'서부전선 이상없다.' 라는 영화를 아는가. 배경은 1차세계대전이다. 독일군의 시점에서 만들어진 영화이다. 프랑스군과 싸운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독일의 외교관료는 전세가 이미 불리하게 기울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 또한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였고, 빠른 휴전 협상을 통해 무의미한 병사들의 죽음을 막으려 한다.


우세한 상황의 프랑스 측은 독일에게 치욕스러운 휴전 조건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빨리 진행시키고자 하는 그이지만, 독일군의 장군들은 그를 탐탁치 않아했다. 터무니없는 적국의 협상 조건을 수용하며, 굴복하기를 원치 않았던 것이다.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72시간 속에서 애꿎은 병사들은 죽어나간다.



이야기 2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을 보면 유한계급이 탄생한 가장 초기의 형태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유한계급이라는 것은 소수의 지배계급을 뜻한다.


열매를 채집하고 수렵하던 시절의 작은 공동체에서는 사유재산 또는 소유권에 대한 개념이 두드러지게 있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평화로웠다. 사냥이 본격화된 이후부터 수컷들 사이에서는 자원 생산의 능력차이가 눈에 확연히 띄게 되었다. 이것은 한 수컷이 보다 많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되었다. 이는 우월한 누군가가 열등한 누군가의 무언가를 빼앗는 가장 태초의 형태였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사냥이라는 행위가 우월한 자들의 '명예'가 되었다. 그러한 행위를 제외한 모든 일들에 대하여, 예컨대 동물의 사체를 옮기는 것, 가죽을 벗기고 손질하는 것, 요리를 하는 것, 가사를 하는 것, 아이를 키우는 것, 시설을 정비하는 일 따위 등의 '생산적인 행위'는 미천하다는 사상이 공동체에 깔리게 되었다.


그때의 사냥은 추후에 정치, 전쟁, 종교, 스포츠 관련 직종으로 발전한다. 이렇게 발전한 이유는 저들이 '생산적인 행위'를 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본인들이 유한계급이라는 것을 넌지시 표현해내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직급의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어느정도의 명예를 기본적으로 소유하게 된다.



'소스타인 베블런'은 석유왕 '록펠러' 같은 강력한 기업가들에 대해 상당히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들이 패권을 장악하고 사치를 즐겼던 모습이 아니꼬왔던 것인데, 단순히 나보다 잘 살고 있다는 부러움 때문에 그런 입장을 취한 것이 아니다.


우월한 인간이 열등한 타인을 수탈하여 많은 자원을 보유하면 유한계급이 되는 것인데, 자신이 유한계급이랍시고 사치품과 여자를 잔뜩 낀 채 으악을 지르는 모습이 심히 미개하다는 입장이었다. 베블런이 발견한 인류 초기의 유한계급의 특징은 말그대로 빤쓰입고 우가우가 하던, 인류 초기의 모습이었다. 많은 저명한 기업가들이 탄생한 시기는 국가가 수립되고 정부도 구성할만큼 문명이 발전했는데, 왜 아직도 그러고 자빠져있냐는 이야기였다.


워낙 똑똑한 사람이 쓴 글이라 100% 잘 소화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미개한 본능의 끝은 수탈에 이은 침략, 침략에 이은 전쟁, 전쟁에 이은 살육과 불행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이 논리는 꽤 받아들일만하다. 앞뒤 말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베블런과는 다른 방향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결과를 놓고 보자. 어찌되었든 2023년의 지금도 그러한 본능이 인류의 뇌속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사람들에게 별 공감을 사지 못하지 않는가. 자기 아들이나 딸이 의사나 변호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모들이 많지, 공사장에서 일하거나 식당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부모는 없다.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우월한 인간이 되어 열등한 타인을 수탈한 뒤에 유한계급이 되고자하는 '미개한' 본능은 미개하다고 할지라도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고 연료가 되어준다. 모두가 유한계급 중 하나인 자본가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부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그 정도가 아주 극적이라고 보여진다. 나는 과거에 돈을 벌기 위해 본의아니게 외국을 많이 돌아다녀보게 되었는데, 한국은 그 정도가 강한 축의 나라였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의 SNS는 인간의 이러한 미개 본능의 불꽃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SNS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떼깔 좋은 사진들의 주인 중 진정한 유한계급은 거의 없다. 그들은 이런걸 잘 하지 않는다. 유한계급이 아닌 자들이 유한계급을 모방하는 행위가 현대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더욱 짙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리를 해보자면, 인간의 본능은 과학기술 또는 문명만큼 빠르게 진보하지 못했다. 그래서 유한계급이 되고자하는 또는 되지 못했더라도 그런 척이라도 해보려는 본능이 아주 잘 보존되어있다.


논리를 따져서 최적의 방안을 논해보자면, 이걸 외면하지도 비난하지도 충실히 추종하지도 않아야한다. 즉, 중용을 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본능에만 치우치면 '서부전선 이상없다.'와 같은 잔인함의 극한을 달려 인간성이 말살되는 삶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본능을 멀리하려고 들면, 먹고 살 수가 없을 것이다. 가족을 보호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주제를 철저히 개인의 시각으로 가지고 와보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실에서는 아주 철저히 본능에만 충실하여 삶을 치열하게 살더라도, 타인을 수탈하여 유한계급에 도달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 유한계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유복하게 지내게 하기위한 것 마저도 어렵다. 그래서 어떠한 중용을 취하려는 자세를 잡게되면, 당장에야 먹고는 살겠지만 미래가 사라진다. 이것은 그나마 선진국 반열에 있는 한국의 국민이라서 가능한 것이다. 3세계에 태어났다면 당장에도 못 먹고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논리와 이성만을 따르는 것은 언감생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은 우리 2030이 매일을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살게 만드는 것의 가장 궁극적인 '사실' 이야기를 해본 것이다.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글을 쓰려한다고 오해하지는 말길 바란다. 나는 '사실'을 통해 우리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아보려고 긴 이야기를 여기까지 한 것이다.


독은 독으로 치료하듯, 사실은 사실로 치료해야한다. 약이나 술 또는 망상으로 다잡아보려는 것은 결국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밖에는 안된다. 기반이 약해서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금 와르르 무너지게 되어있다. 제대로 접근하는 것이 건강하며 선한 것이다.



이제 이러한 사실을 치료할 또 다른 사실을 제시할 차례이다.


우리나라의 유한계급의 시작은 '현금성 자산 10억'이다. 2022년 한국 기준 42-43만 명이 이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총 인구의 0.84% 정도이다. 이들 위로부터 객관적인 유한계급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금성 자산 50억'부터가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 인스타, 메스컴에서 접하는 부자들의 삶을 사는 한층 높은 유한계급이다. 외제차와 좋은 집 그리고 명품을 많이 쓰는 생활양식을 보인다.


강조한다. 한국의 대부분의 노예계층이 모방하고자 하는 대상은 '현금성 자산 50억' 이상의 유한계급이다. 예컨대, 쥐뿔도 없으면서 해외여행 다니고 명품 사고 메이커 아파트에 살며 카푸어가 되는 인물들은 '뱁새가 황새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성을 지키지 못한 채, 동물적 본능에 완전히 잠식당한 것이다.



그걸 보고 혼란스러워할 이유가 객관적으로 없다. 혼란스러워 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저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진 않았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로 포커스가 옮겨가야한다. 대부분의 무리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면, 유한계급이 되려고 하는 것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의 자신이 개털로 지내고 있더라도 자산이 증가하고 있으면 또는 그렇게 만들기 위해 진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겉 껍데기들을 보고 혼란스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정말 혼비백산해야할 사람들은 앞서 제시한 저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나도 안다. 사람 심리라는 것이 당장 눈앞의 시각에 크게 영향 받기 때문에, 쉽지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좀 더 잘 먹고 잘 살아보기 위해 지치고 피곤한 삶을 살다보면 더욱 쉽지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나는 여러분에게 유한계급론에서 나온 하나의 구절을 자신있게 소개한다.



유한계급제도는 생존수단에 해당하는 것 중 많은 부분을 하층계급으로부터 박탈함으로써 그들의 소비를 줄이며, 그 결과 이들의 에너지를 소진시켜 학습은 물론 새로운 사유 습성의 채택에 필요한 노력을 할 수 없는 지점으로 이들을 몰아감으로써 결국 보수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 소스타인 베블런 / 유한계급론 중



우리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우고, 진정으로 혼란스러운 마음을 명백히 해체하기위해서는 결국에는 유한계급이 되어야 한다. 그 목적을 이루는데에 가장 큰 방해요소가 되는 것이 '새로운 사유 습성의 채택에 필요한 노력을 할 수 없는 지점으로 강제로 몰려가는 것'이다.



강제로 몰려가지 않으려고 바락바락 기를 쓸 때, 진정한 신분상승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유한계급이 바라지 않는, 눈엣가시같은 행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이것에 아주 큰 의의가 있다. 새로운 습성을 채택해야 된다는 것이다.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흔히 말하는 아웃사이더가 되면 된다. 대부분의 2030과는 전혀 다르게, 겉보기에 비루하게 살며, 뒤에서 힘을 키우는 삶을 살면 된다는 것이다.(= 이른 나이부터 투자 또는 사업측으로 자금을 극편향 시켜놓은 삶을 말한다. 밥은 김밥나라에서 싼거 먹는 것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진정한 유한계급은 총 인구대비 0.84%이다. 무작위 100명 중에 1명이 있을까 말까 한 것이다.


이들이 인사이더 같은가.


이들은 강인한 아웃사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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