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서른이 끝나가는 시기이다.
지난 10년 간 진행해 왔던 개인적인 주식 투자 역사는 연평균 20%의 순수익 성장률을 보였다. 세금, 수수료, 운용보수를 제외한, 순수한 퍼센트가 저러했다.
지난 10년 간은 고수들의 전략을 사용했다. 나보다 잘난 사람의 것을 차용하자는 생각이었다. 10년의 세월을 겪으며 내게도 내공이 쌓였다. 기술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내공이 쌓였다.
20대 초반에는 투자에 있어서 철학 운운하는 것을 아니꼽게 생각했다. 매매 기술 있으면, 돈 번다고 생각했다. 투자에 있어서 철학을 세운다는 게 시간낭비라고 여겼다.
기술적인 지식이 쌓여갈수록, 매매 경험이 쌓여갈수록 내가 병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철학은 중요했다. 다만, 투자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책으로 배울 수 없다. 장담컨대,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백날 투자 서적 읽고 있어 봐야, 돈 버는 것 하고는 거의 상관없는 일이라는 점을 글로 명백히 쓴다. 시간낭비가 다른 것이 아니고, 액션 없이 활자 읽고 있는 게 시간낭비이다.
액션이 병행될 때 또는 액션이 '주'가 될 때 시간 낭비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자기가 가진 대부분의 돈을 매수에 사용해서,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시켜야 철학이 선다. 그런 경험이 다년간 쉬지 않고 이어져야, 개인적인 투자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이 생긴다. 특히, 돈을 벌었을 때보다 돈을 잃었을 때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몇 십만 원은 아무것도 아니다. 몇 백만 원 손절하면 속이 쓰리다. 몇 천만 원대로 가면, 그때부터 철학이 선다.
나는 그랬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이제는 나의 길을 가고 있다. 온전한 나의 길로.
난 준비가 되었다.
지금 시점부터 향후 10년까지의 투자 계획이 있다. 그에 대해 어느 정도 풀어보는 것이 오늘의 글이다.
내게 형성된, 나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투자 철학은 다음과 같다.
1. 매매 횟수를 현저히 줄여야 한다. 수수료 또는 세금의 문제도 있지만, 개인적인 성향이다. 과거의 개인적인 기록을 되짚어보면, 매매 횟수가 적을 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연간 3회 이내의 매매만 하는 것을 목표한다.)
2. 투자 대상의 궁극에 실체가 있어야 한다. 주식은 회사의 지분을 사는 일이다.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실체가 명쾌하게 존재해야 한다.
3. 투자 대상의 실체와 관련된 이슈가 '전쟁'이어야 한다. 강한 놈들끼리 티격태격할 때, 무얼 차지하려고 푸닥거리는지를 잘 보고 있는 게 지능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전쟁이라 함은, 반드시 물리적인 전쟁만 뜻하지는 않는다. 경제 전쟁도, 무역 전쟁도, 관세 전쟁도 모두 포함이다. 산업 스파이 활동도 포함이다.
4. 하나 내지 두 개의 섹터에 올인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찰리 멍거'와 '피터 린치'의 영향을 받았다. 그들은 분산투자는 멍청이들이나 하는 짓이라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5. 무조건 미국장이다.
6. 무조건 새로운 '테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종목 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좋은 것보다,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주식은 사람들의 이성이 아닌 감정이 반영되어 오르내린다.
7. 관망하지 않는다. 내가 시장을 관망을 하는 게 좋은지 아닌지 판단할만한 그릇이 못된다는 것을 알았다. 스스로 꼴값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게는 그렇게 한가 칠 시간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향후 10년의 투자처를 반도체 중심으로 결정했다.
그런 동물적인 감각이 든다.
반도체 산업 시장은 정말로 참혹하기 그지없다. 엄청난 위험 감수와 엄청난 비용이 투하된다.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도전할 때, 그냥 된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기업의 명을 걸고 '이건희' 전 회장이, 죽으면 죽자고 질러본 결단이었다.
살아남은 반도체 기업들은 엔비디아, TSMC, 퀄컴, ASML, AMD 등이 있다. 백악관과 미 의회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그러하다. 삼성은 이제 여기에 끼질 못하는 분위기가 들어서, 걱정이다.
나는 최근 2-3년 간 미국이 어디다가 깡패짓을 하는지 주목해 왔다. 뭐든지 깡패짓을 했다면, 깡패짓할만한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반도체가 제일 심했다. 지겹다 싶을 정도로.
반도체 좀 친다는 기업들은 자국 외국 기업 안 가리고 생산기지 전부 미국 본토로 다 끌어모아왔다. 여러 가지 혜택을 주면서.
중국에는 아예 반도체라는 게 들어가지 못하도록, 강력한 제재를 해왔다. 이게 샤오미, 화웨이가 맛탱이 가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을 것이다. 중국의 첨단 산업 발전 저해에 가장 큰 이바지를 하고 있는, 미국의 '조인트 까기'이다.
원래 공화당이랑 민주당은 생각이 너무 달라서 맨날천날 네가 죽니 내가 죽니 하는데, 반도체에 있어서 만큼은 둘 다 의견이 같다.
일론 머스크는 오는 2026년부터 스페이스 X, 테슬라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샘 알트먼은, 머스크의 AI 가속화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고집대로 밀어붙이고 있다.(머스크는 AI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대중을 대상으로 자주 경고한다.)
반도체와 관련된 주식이 궁금하면, '필라델피아 지수'에 대해서 읽어보길 바란다. (반도체 시장 1등에서 30등까지 포진한 지수라고 여기면 된다.)
읽어보지만 말고, 과거 그래프의 변동성이 얼마나 되었는지도 보길 바란다.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이 얼마나 되는지도 보길 바란다.
반도체 섹터는 경기에 민감해서 변동성이 크다. 내가 주목하고 있다고 해서, 덥석 물지 말길 바란다. 자기가 저걸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확률이 크지는 않겠지만 혹여나 일이 잘못 틀어지면, 2년이고 3년이고 지수가 잠겨서 빌빌 기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나는 그 리스크를 감수하려고 하는 것이고.
지금 같은 인플레이션이 만연한 시기에는, 아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것이 가장 리스크한 것이며.
지금의 한국과 같은 저성장 기조의 나라에서는, 아무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 가장 리스크한 것이다.
글자 몇 개 읽는다고 만사형통일거라 생각하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글을 팔아 먹는 놈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이 부분을 구독자들에게 힘주어 경고하고는 한다.
수차례 경고해도 대부분은 불철주야 '나무아미타불' 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그대로 있기 때문에, 극소수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승률이 거져 생긴다는 점을 인지하길 바란다.
내 글도 결국에는 글일 뿐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Take me out
https://www.youtube.com/watch?v=h66dI0q_9As